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사내이사(4명)보다 사외이사(7명)의 수가 많다. 이사회 내 지배구조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위원회에서도 사외이사들의 존재감이 크다. 경영 주요 사안에 대해 사외이사들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다. 그만큼 사외이사들의 선임 과정 역시 시장의 관심사다.
포스코홀딩스의 사외이사 선임은 이사회 산하의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추위)에서 담당한다. 현재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3인으로 이뤄져 있다. 권태균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장승화·유진녕 사외이사가 위원회에 참여 중이다.
3인이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모든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추위에 사외이사 후보 명단을 회부하는 조직이 따로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이다. 자문단은 이추위가 운영하는 조직이다. 자문단은 연중 수차례 회의를 거쳐 사외이사 후보를 발굴하고 선임 예정 이사의 3배수(재선임 포함) 후보를 이추위에 제안한다. 이후 이추위는 두 차례 회의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최종 심사하고 주주총회에 추천한다.
이 '자문단'을 놓고도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포스코 이사회의 핵심인 사외이사를 뽑는 시작점이 되는 중요한 곳인데 '왜 인원과 활동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실제 포스코홀딩스는 이 자문단에 대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배구조보고서에 자문단 인원에 대한 간략한 힌트만을 남기고 있을 뿐이다. 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자문단은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소신을 갖고 외부 영향으로부터 독립적일 수 있는 산업계·금융계·학계·법조계 등의 각계 인사 중 사회적으로 신망이 높은 원로급 인사 5인'으로 구성된다.
이는 포스코홀딩스의 일방적인 설명일 뿐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코는 명단을 공개할 경우 오히려 공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자문단 명단을 발표할 경우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라고 설명한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명단 공개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기업의 설명은 일 이해는 되지만 그럼에도 자문단에 대한 인력 구성과 활동 프로세스 등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나 지배구조보고서 등을 통해 공개하는 것이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일 수도 있다"라면서 "자문단 명단이 공개되면 투명성이 확보될텐데, 현재 기조는 포스코가 관련해서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배구조 투명성이 확보됐다고 평가받는 금융기관은 어떤 식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할까. KB금융지주의 경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사외이사 선임을 담당한다. KB금융지주는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통해 사추위의 선임 프로세스와 활동 내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단계별 수행 주체를 엄격히 분리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관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했다. KB금융지주는 주주 및 외부 서치펌들로부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아 후보군을 구성하고, 사추위에서 추천 및 투표를 통해 선정된 외부 인선자문위원들이 후보자들의 전문성과 역량을 평가해 후보군을 압축한다. 이후 사추위에서 압축된 후보자들 중 논의와 투표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선정하고 주총에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