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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BNK금융, 여전한 학벌주의 '동아대' 초강세

①회장과 같은 학교 출신 중용도 눈길…동아대 빠지자 역차별 논란도

최필우 기자  2022-12-05 11: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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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더벨이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BNK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인사에 학벌이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BNK금융 대표 주류 집단인 동아대학교가 역대 CFO 중 절반 이상을 배출했다. 인사권자인 회장과 같은 학교를 졸업한 CFO가 중용되는 경향도 나타났다.

BNK금융은 전신인 BS금융지주 시절부터 총 8명의 CFO를 기용했다.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 임영록 전 사장, 박재경 전 사장, 김일수 전 BNK캐피탈 사장, 박영봉 전 BNK금융 부사장, 황윤철 전 경남은행장,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정성재 BNK금융 전무 등 그룹 내 존재감이 큰 인물들이 CFO 자리를 거쳐갔다.

이 중 동아대 출신은 성세환 전 회장, 박재경 전 사장, 김일수 전 대표, 박영봉 전 부사장, 정성재 전무 등 5명이다.


초대 회장인 이장호 전 회장이 취임하면서 동아대 강세 기조가 나타났다. 이장호 전 회장은 부산상고, 동아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회장 취임 후 동문들을 중용했는데 1대 CFO 성세환 전 회장(동아대)과 2대 CFO 임영록 전 사장(부산상고)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이 시기 동아대와 부산상고는 그룹 내 양대 학맥으로 등극했다.

성세환 전 회장이 그룹 수장이 된 뒤에는 동아대의 독주 체제였다. 성세환 전 회장 체제 CFO인 박재경 전 사장, 김일수 전 대표, 박영봉 전 부사장 모두 동아대를 졸업했다. 박재경 전 사장은 영어영문학과, 김일수 전 대표는 축산학과, 박영봉 전 부사장은 회계학과 출신이다.

예외적으로 2017년엔 마산상고와 경남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황윤철 전 행장이 CFO가 됐다. 황윤철 전 행장은 유일하게 부산은행 출신이 아닌 CFO이기도 하다. 황 전 행장이 기용된 건 주가 조작 혐의로 성세환 전 회장이 구속 기소되고 박영봉 전 부사장이 불구속 기소됐기 때문이다.

당시 회장이 제왕적 권력으로 BNK금융과 부산은행을 장악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면서 경남은행 출신인 황 전 행장에 힘이 실렸다. 동아대 학맥이 폐쇄적 지배구조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있었던 것도 황 전 행장 기용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여섯 달의 경영 공백 끝에 김지완 BNK금융 회장이 취임한 뒤에도 동아대 출신은 한동안 재무라인을 장악하지 못했다. 김지완 회장은 2018년 부산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명형국 현 BNK저축은행 대표를 CFO로 기용했다. 명형국 대표는 3년간 CFO로 재직하며 김지완 회장을 보좌했다.

동아대 출신이 잇따라 CFO 자리를 놓쳤지만 일각에선 역차별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김지완 회장이 졸업한 부산상고, 부산대 출신이 중용되면서 동아대 출신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논란을 의식한 듯 2021년 동아대 출신인 정성재 전무를 CFO에 앉혔다. 김지완 회장의 사퇴 선언 후 정성재 전무가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다시 힘의 균형이 동아대 출신으로 쏠리고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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