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과 위상은 경제적 전환점과 변천사를 함께한다. 고도 성장기엔 단순한 경리책임자로 기능했으나 1998년 IMF 외환위기, 2004년 지주사체제 대전환, 2008년 금융위기를 통과하며 영향력이 비약적 점프를 했다.
이제 대부분의 기업이 CFO를 의사결정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리더로 인식하는 추세다. CFO 직제에 대한 시장의 이해가 깊어질 필요가 있다. 더벨이 기업의 재무조직, 재무금융활동 전반을 들여다보는 ‘THE CFO’ 서비스를 출범한 이유다.
더벨은 9일 '급변하는 경영환경, 진화하는 CFO'라는 주제로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2022 더벨 CFO 포럼'을 개최했다. 고금리와 킹달러, 극심한 기후변화 등 다시 범세계적 위기의 시간을 지나는 지금 CFO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포럼은 더벨이 새롭게 출범하는 프리미엄 서비스 'THE CFO'의 시작을 알리고 기념하는 의미도 있다. THE CFO는 최고재무책임자의 동향과 기업 재무활동, 투자자와의 관계, 자산 이동과 맞물린 기업지배구조 변화 등을 모두 기록하고 평가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이달 11일 오픈한다. 이날 포럼에는 CFO 및 재무담당 관계자 등 약 200명이 참석하면서 성황을 이뤘다.
사회는 이랜드그룹 유럽법인 CFO와 CEO를 역임한 김성호 작가가 맡았다. 이랜드그룹 경영고문을 맡고 있는 김 작가는 이날 포럼을 두고 “오랫동안 무거운 사명과 책임에 비해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뒤에서 활약해온 CFO 분들을 비즈니스 전면으로 정중히 모시는 초청장과도 같은 의미”라며 “이 시대에 맞는 대안을 탐색하고 그 속에서 CFO가 기여해야 할 부분을 함께 찾고자 한다”고 화두를 열었다.
포럼 내용을 보면 먼저 이용구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CFO 역할의 변화’라는 주제로 1세션 강연을 맡았다. 1990년 최고재무책임자 직제가 처음 도입된 이래 자금조달에서 ESG 경영에 이르기까지 재무책임자들의 기능이 어떻게 확대됐는지 살피고, ‘전략가’로서의 CFO가 추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세션에서는 차경민 PwC컨설팅 Finance, Risk & Compliance(재무, 리스크 및 준법) 본부 파트너가 ‘재무의 역할과 글로벌 기업 CFO function 변화 트렌드’에 대해 발표했다. 차 파트너는 고객사 재무조직에 대해 회사내 다른 부문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과 요구사항들을 우선 짚었다. 그리고 프로세스, 퍼포먼스, 사람(Process, Performance, People) 등 3P에 기반한 디지털 자동화를 미래 재무활동의 모습으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한화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인 김일구 상무가 연단에 섰다. 김 상무는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을 주제로 현재 에너지를 둘러싼 각국의 대립 형세를 설명하고, 향후 시황에 관한 인사이트를 참석자들과 나눴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과 달러강세를 두고는 2023년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지속된다면 원화가 추가적 약세를 보일 수도 있다는 조건을 붙였다.
3개의 세션이 마무리된 뒤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한미반도체 CFO인 김정영 상무가 핵심적 질문을 했다. 김 상무는 내년의 글로벌 경제를 예측했던 김일구 상무에게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공화당이 우세해질 경우 해당 전망이 바뀔 여지가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보통 미국은 대통령이 4년의 임기 중에서 전반 2년 동안 추진하고자 하는 법안을 모두 통과 시켜놓고 후반 2년은 다음 선거를 준비한다”며 “중간선거에서 레임덕이 빨리 왔다고 해서 정책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답했다.
물론 내년 여름 즈음 진행될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변수가 될 수는 있다고 봤다. 공화당이 민주당의 재정 지출 확대를 인플레이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김 상무는 “공화당이 연방 정부를 부도까지 내가면서 부채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협상 난항 관련은) 금융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하는 영역이고 다수당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바뀌게 되더라도 정책에 큰 변화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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