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18년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전사 경영지원실 외 DS부문에도 경영지원실을 신설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지원·기획·법무·홍보 인력을 한데 묶어 경영효율화를 위해 따로 살림을 차렸다.
별도의 곳간을 설치한 DS부문의 재무라인 임원 수는 3명으로 시작했지만 지난해 말 5명으로 늘었다. 정일룡 부장이 상무로 승진했으며 두산그룹에서 디지털이노베이션 업무를 맡았던 이남호 상무가 DS부문 재경팀으로 영입됐다.
◇수익성 떠받치는 반도체, 별도의 지원전략 필요
삼성은 2017년 2월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뒤 각 사별 대표이사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을 강화했다.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사법리스크에 휘말리고 사장단 회의와 컨트롤타워도 사라지면서 계열사별 각자도생 체제로 전환됐다.
비록 1년 후인 2018년 11월 삼성전자에 전자계열사 컨트롤타워인 '사업지원TF'를 신설, 옛 미전실 인력을 상당수 흡수했지만 외부의 비판적 시선을 의식해 규모를 확대하는 대신 각 사업부문에 경영조직과 인력을 체계화했다. 그 과정에서 DS부문 경영지원실이 탄생했다.
DS부문은 비즈니스 규모는 세트(완제품)부문보다 작은 반면 수익성은 훨씬 월등한 사업부다. 지난해 DS부문 매출은 125조890억원으로 44.7%를 차지, 가전(CE)과 휴대폰(IM) 사업을 합친 DX부문의 매출 165조0838억원(59.1%)에 미치지 못하지만 영업이익은 33조7342억원(65.3%)으로 DX부문(17조2933억원, 33.5%)의 2배 수준에 달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에서도 반도체는 특별한 사업으로 여겨지며 가전·휴대폰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의 시설투자가 이뤄진다. 재료와 생산공정도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지원업무가 필요한 사업이다. 전사 경영지원실에서 디테일하게 관리하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지원실을 만들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TV, 휴대폰 등 완제품을 다루는 세트와 달리 반도체는 중간재라 원재료 구매·제조, 판매 등에서 일반 전자제품과 상당히 다르다"며 "사업부별로 지원조직을 세팅해 각각에 맞춘 기획·재무·구매전략을 갖고 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미전실' 강봉용→'미전실' 박학규·김홍경
DS부문 경영지원실이 출범하면서 첫 실장으로 선임된 이는 강봉용 부사장이다. 반도체총괄 경영지원그룹장, 메모리사업부 지원팀장, DS부문 지원팀장 등을 거친 인물로 반도체사업 경리·지원 분야에서 주요 경력을 쌓았다. 미전실 출신이 아니다.
강 부사장은 1년 만에 삼성전기 경영지원실장(CFO)으로 옮겼다. 그의 후임은 미전실 출신 박학규 사장이 맡았다.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통해 박학규 사장은 전사 CFO가 됐으며 최근 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DS부문 경영지원실은 역시 미전실 출신인 김홍경 부사장이 맡게 됐다.
이로 인해 DS부문도 미전실 출신이 CFO가 되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DS부문 재경팀장의 경우 첫 선임된 이는 미전실 출신 김상규 부사장이었으나 1년 만에 허길영 부사장으로 바뀌었다. 허 부사장은 반도체 경영지원 담당부장, TP(테스트&패키지)센터 담당임원, DS부문 지원팀과 재경팀 임원을 지낸 인사로 미전실 출신은 아니다.
DS부문 경영지원실은 처음 시작할 때는 임원이 실장과 재경팀장, 임원 셋 뿐이었으나 작년 말 임원인사 후로 5명으로 늘었다. 정일룡 부장이 상무로 승진했으며 두산에서 디지털이노베이션 업무를 맡았던 이남호 상무가 영입됐다.
이 상무는 전사자원관리(ERP) 전문가로 두산에서 PI&IT 업무를 맡아 프로세스혁신(PI)과 디지털화를 담당했다. 반도체는 24시간 365일 공장(Fab)이 돌아가는 사업인 만큼 팹 관리와 수율개선, 생산공정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큼 DS부문 재경팀에서 자금집행의 효율성과 적합성을 위해 그를 영입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