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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대 그룹 재무 점검

여유현금 쌓는 HD한국조선해양, 투자 여력 '충분'

[HD현대]②2023년 FCF 플러스 전환, 미국 현지 조선소 투자 '발판'

홍다원 기자  2025-01-20 07:25:50

편집자주

한국 경제를 이끌어오던 10대 그룹은 작년 각자의 위기를 맞았다. 삼성은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위기등이 켜졌고 SK는 배터리 사업의 정상화를 노렸지만 '캐즘'이라는 복병을 맞았다. LG와 롯데, 한화는 화학 시황 부진이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2025년이 밝았지만 새해의 활력보다는 위기 극복에 대한 간절함이 더 드러나 보이는 배경이다. THE CFO는 10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의 재무 현주소를 조망하고 올해를 관통할 재무 이슈를 살펴봤다.
HD현대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의 현금창출력이 돋보인다. 조선업 수주 사이클이 지속되면서 꾸준히 일감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부터 2조원의 영업활동현금이 유입돼 재무 안정성을 다지고 있다.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부채를 모두 상환하고도 여유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현금이 넉넉한 만큼 향후 투자 부담이 늘어나더라도 이를 활용해 나갈 발판을 마련했다. 특수선 사업을 담당하는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올해 미국 해군 MRO(보수·수리·정비) 사업 수주가 목표다. 쌓인 실탄을 바탕으로 미국 현지 조선소 투자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6000억→2조' 순현금 증가한 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의 연결 기준 FCF는 2023년 들어 순유입(+) 전환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FCF는 순유출(-) 2480억원을 기록했지만 1년 만에 1조1964억원 플러스로 돌아섰다.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타고 현금창출력이 강화된 덕분이다. 같은 기간 4622억원에 그쳤던 HD한국조선해양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조원을 돌파했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조4010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경기가 회복되면서 선박 수주가 늘어났다. HD한국조선해양이 종속회사로 두고 있는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등 조선 3사는 고부가가치 선박 등 안정적인 수주 물량을 이어갔다.

HD현대중공업은 여유현금을 남기기 시작했다. 2023년 3분기 말 기준 순유출(-) 4175억원이던 FCF는 2024년 3분기 말 1조원을 넘겼다. HD현대미포 역시 2024년 FCF 5025억원을 기록해 플러스 전환했다.

이들의 유동성 확보로 HD한국조선해양의 순현금(현금성자산-총차입금>0)도 증가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부채를 모두 상환하고도 보유한 현금이 늘어났다. 2023년 연결 기준 HD한국조선해양 순현금은 6000억원에서 2024년 3분기 말 2조4837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4조139억원에서 1조7651억원으로 감소했다.

재무지표도 안정화됐다. 부채비율은 160.6%에서 136%로, 차입금 의존도 역시 12.4%에서 5.5로 하락했다.

◇이어지는 '슈퍼사이클', 올해 미국 MRO 사업 진출

올해도 안정적인 수주를 바탕으로 재무 체력을 유지해 나갈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치로 약 27조5500억원(약 180억5000만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7%나 늘어난 수치다.

조선 3사 합산 매출 목표치로는 27조9876억원을 제시했다. 2024년 목표였던 24조914억원보다 16.2% 올려잡았다. 새로 건조하는 선박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매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러한 슈퍼사이클에 기반해 무리 없이 향후 사업을 추진해 나갈 전망이다. CAPEX로 나가는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쌓은 실탄을 바탕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미국 해군 함정의 MRO 사업 입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2~3척 정도의 시범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더해 미국 현지 조선소 투자도 검토한다. 지분 투자와 임대 등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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