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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글로벌 네트워크

다양성·경영성과 다잡은 삼성 외국인 이사회

삼성전자, 외국인 사외이사 선제도입…현재 물산·바이오로직스·에스원 등 3사 보유

김동현 기자  2024-12-17 15:59:20

편집자주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은 이사회의 다양성 측면에서 높게 평가받는다. 회사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에 글로벌 시각을 이식하는 역할도 하며 전세계를 무대로 뛰는 국내 기업들이 하나둘 이사회 구성원으로 외국인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 2.0' 시대로 전환하며 글로벌 인맥을 갖춘 인물의 중요도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더벨이 재계에 분포한 외국인 이사진을 살펴보며 사업과의 연관성을 짚어본다.
삼성은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를 필두로 계열사들의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으로 이사회 내 다양성을 확보해 나갔다. 삼성전자는 1990년대부터 일찌감치 독일 국적의 헐링거 바이에리셰란데스방크(Bayerische Landesbank) 동경·서울 사무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고 2000년대 들어선 외국인 사외이사 2인을 추가해 7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을 외국인으로 채웠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외국인 등기임원이 활동하고 있지 않지만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에스원 등 상장 3사가 외국인 사내·외이사를 두며 국적 다양성을 높였다. 주요 외국인 경영진이 직접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 경영 전면에 나선 사례도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 회장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삼성전자는 2010년 스웨덴 국적의 요란 맘 보트하우스 회장이 3년 임기를 마치고 떠난 지 8년 만에 외국인 사외이사를 새롭게 영입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이사회 다양성 확보 재시도에 계열사도 동참했다. 삼성물산이 대표적으로 같은 시기 이 회사는 GE의 최고생산성책임자(CPO)를 역임한 필립 코쉐(프랑스) 전 수석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건설, 에너지 등 여러 사업을 영위 중인 삼성물산은 GE 최고경영진 출신의 인물을 선임하며 설계·조달·시공(EPC) 및 에너지 분야의 사업 자문 역할을 기대했다.

2020년에는 미국 국적의 제니스 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진에 추가해 5명의 사외이사 중 2명을 외국인으로 채웠다. 리 사외이사는 볼보건설기계코리아, 하나로텔레콤, SC제일은행 등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물산 이사회에선 감사위원장을 맡았다.


외국인 사외이사를 통해 이사회 다양성을 확보한 삼성물산과 달리 외국인 대표이사에게 경영의 지휘권을 맡긴 계열사도 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외부 영입인사인 존림 사장에게 4년째 대표직을 맡기고 있다.

미국 국적의 존림 사장은 로슈, 제넨텍 등 글로벌 회사에서 기술운영, 제품개발 임원을 역임하다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수주 경쟁력을 높일 인물로 기대를 받았다. 존림 사장 체제 4년을 맞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기간 수주량을 매년 경신 중이다.

존림 체제 전 1조원 아래였던 매출은 지난해 3조6946억원까지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00억원 아래에서 1조1137억원까지 늘었다. 올 3분기 누적으로도 매출 3조2909억원과 영업이익 9944억원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유지 중이다.

그룹 상장 3사 중 남은 한곳인 에스원의 경우 지분 구조 영향으로 외국인 이사회를 꾸린 사례다. 보안회사인 에스원은 삼성그룹과 일본 세콤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단일 주주 기준으로는 세콤 지분율(25.65%)이 가장 높지만 삼성SDI(11.03%), 삼성생명보험(5.34%) 등 그룹 계열사도 적지 않은 지분을 보유해 삼성 계열사로 분류된다.

이러한 지분 구조로 출범기였던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일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 중이다. 특히 일본 측에서 공동대표뿐 아니라 기타비상무이사 및 사외이사도 선임해 이사회 경영진이 서로 견제하도록 했다.

현재 에스원 이사회에 들어간 일본 측 이사진은 하나오카 타쿠로 에스원 공동대표 부사장(사내이사)과 사토 사다히로 세콤 그룹국제사업 본부장(기타비상무이사), 노나카 타카히로 전 도쿄지방법원 판사(사외이사) 등 3인이다. 한국인은 삼성 측 사내이사 2인(남궁범 대표이사 사장, 권영기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비롯해 사외이사 사외이사 4인 등 총 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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