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롱리스트를 꾸리며 CEO 인선 작업이 본격화됐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임명된 CEO 다수가 연임 기로에서 자추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임 회장은 계열사 CEO 인선으로 안정을 도모하거나 쇄신을 추진해야 한다. 임종룡 체제 2년을 함께한 사장단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인선 기준이 될 우리금융 계열사별 성과를 짚었다.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가 연말 연임 기로에 서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취임과 함께 우리카드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그간 숙원 사업으로 여겨진 독자결제망 구축을 매듭짓는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그룹 내 '영업통'으로 꼽히는 박 대표는 가맹점수 210만개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공격적으로 독자가맹점을 늘리며 한때 수익성이 주춤하기도 했지만, 고수익 카드금융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면서 수익 반등에 성공했다.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1위를 수성했으나 건전성 관리는 과제로 남았다.
◇'영업통' 박완식 대표, 독자가맹점수 단숨에 200만 돌파
박완식 대표(사진)는 우리카드 대표이사로 취임하자마자 독자결제망 구축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간 독자결제망 없이 비씨카드에 의존했던 우리카드는 2021년 11월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독자가맹점 구축에 착수한 바 있다. 작년 3월 모든 준비를 끝내고 독자가맹점 모집에 뛰어들었다.
그룹 내 '영업통'으로 꼽히는 박 대표가 작년 3월 우리카드 CEO로 선임된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표는 경영 운전대를 잡자마자 올해 말까지 '독자가맹점수 210만곳 달성'을 목표를 내세웠다. 그의 공언대로 우리카드는 작년 말 가맹점수 145만곳을 달성했으며 올 3월 152만곳, 6월 160만곳, 9월 166만곳으로 빠르게 늘려나갔다. 그리고 지난 10월 가맹점수 200만곳을 기록하며 연내 목표 달성을 눈앞에 뒀다.
1964년생인 박 대표는 동대부고 출신으로 국민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다시 한일은행으로 입사한 그는 중소기업그룹, 개인그룹, 디지털금융그룹 상무로 일했다. 이후 집행부행장으로 승진해 영업·디지털그룹, 영업총괄그룹, 개인·기관그룹 등을 이끌며 영업 부문 전문성을 키웠다. 작년 3월 우리카드 대표이사로 발탁돼 2년째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박 대표는 임종룡 회장 체제 처음으로 선임된 자회사 대표이사 가운데 한 명이다. 동시에 우리은행장 선임 롱리스트(1차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며 임 회장의 신임을 받았다.
작년 3월 24일 우리금융지주가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신임 우리은행장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박 대표는 우리카드 수장으로 온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우리은행장 롱리스트에 포함됐다. 당시 박 대표를 비롯해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롱리스트에 올랐다.
◇하반기 순이익 반등, '나홀로' 연체율 상승은 과제
박 대표는 올 하반기 순이익 반등에 성공하며 연임 가능성을 밝혔다. 짧은 시간 동안 독자가맹점을 확보한 탓에 수익성 감소를 피하긴 어려웠다. 독자가맹점을 늘리는 과정에서 판매관리비가 늘어나며 큰 비용 부담으로 작용했다. 판관비는 2021년 3분기 1570억원에서 올 3분기 2120억원으로 35% 증가했다.
이에 작년 말 순이익은 전년보다 45.7% 줄어든 1109억원을 기록했다. 판관비뿐만 아니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조달 부담이 커진 탓이다. 지난 한해 이자비용만 전년보다 46.5% 늘어난 3847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3분기 저력을 발휘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1170억원) 대비 19.7% 증가한 1402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저수익 자산 비중이 높았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고수익인 카드금융 자산 중심으로 리밸런싱함으로써 수익성을 효과적으로 개선했다. 작년 말 카드금융자산(4459억원) 비중을 53%에서 올 3분기 61%까지 끌어올렸다.
우리카드는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순이익이 증가하며 2위를 기록한 우리캐피탈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우리캐피탈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1157억원을 기록했다. 우리벤처파트너스가 3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우리캐피탈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수익성 회복을 이룬 만큼 앞으론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올 3분기 말 기준 우리카드 연체율은 1.78%를 기록하며 4대 카드사 중 유일하게 연체율이 상승했다. 전년 동기(1.36%)와 비교해 0.42%p, 전 분기(1.73%)와 비교해 0.05%p 상승했다. 영업 목표를 대부분 달성한 박 대표는 연말 연체율 하락에 주력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