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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자금조달 점검

우리카드, 은행계 뒷배에도…열위한 조달 경쟁력 '해법은'

⑥은행계·기업계 경쟁사 대비 낮은 신용등급…신종자본증권 발행해 자본력 강화

김보겸 기자  2024-10-08 07:27:34

편집자주

지리하게 이어 오던 고금리 시대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소폭 낮아지는 모습이다. 카드사들은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회사채 비중은 줄여가며 다양한 조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 7개 카드사의 조달 전략을 들여다 본다.
우리카드는 은행계 카드사라는 이점에도 자금조달 경쟁력이 타사 대비 낮은 편이다. 우리금융지주 뒷배에도 여타 금융지주 계열 및 기업계 카드사보다 1노치 낮은 AA등급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카드는 비용관리 구원투수로 우리은행 출신 경영기획본부장(CFO)을 앉히며 실적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지만 자금조달 경쟁력 약해

2013년 우리은행에서 분사해 카드업계에선 후발주자로 시작한 우리카드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7.5%로 업계 6위다. 사업구조가 다른 BC카드를 제외하면 7개 전업 카드사 중 하위권이다.

우리카드는 올해 초 우리은행 출신 이기수 상무(사진)를 신임 CFO로 선임했다. 2013년 출범 이후 첫 5년을 제외하면 줄곧 우리카드 내부에서 재무 전문가들을 CFO로 앉혀 온 것과는 다른 시도다. 이 상무는 우리은행에서 전략과 영업을 두루 경험한 인물로 전통적인 재무통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카드는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이지만 자금조달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신용등급은 AA등급으로 은행계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기업계인 현대카드와 삼성카드의 AA+보다 한노치 낮다. 신용등급이 높을 수록 회사채를 낮은 금리에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금 조달 경쟁력이 경쟁사보다 낮다.

시장 위상이나 영업기반이 약해 조달 경쟁력에서 밀리자 단기조달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장기채보다 단기채가 금리가 낮은 만큼 비용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금리 상승에 대응해 2021년부터 기업어음(CP) 등 단기조달 비중이 늘었다. 올 6월 말 총 차입금은 11조7000억원으로 조달자금 중 71%인 8조2000억원이 회사채이다.

나머지 17%는 CP이며 13%는 유동화차입금이다. 이 중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56.3%로 업계 평균(38%) 대비 높다. 그럼에도 즉시 가용할 수 있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회사채 차환 능력도 충분한 만큼 유동성 위험은 낮다는 평가다.

후발주자인 만큼 빠르게 영업자산을 늘리면서 자본력은 떨어졌다. 6월 말 레버리지배수(총자산을 총자본으로 나눈)는 6.2배다. 금융당국은 자본의 8배까지를 허용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레버리지를 관리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영업자산 신규 취급을 줄이고 있다. 2020년 6월 3.44% 금리에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작년 9월 5.73% 금리로 2000억원 규모 추가 발행에 나섰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작년 말까지 16조7749억원에 달했던 영업자산도 15조6843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인한 자본개선 효과를 제외하면 우리카드 레버리지는 7.1배로 오른다.



◇신규 조달금리 하락세는 긍정적

단기채 비중을 늘려 자금조달 부담을 낮추고자 했지만 이자비용은 늘어나는 추세다. 올 6월 기준 이자비용은 2183억원으로 전년 동기(1725억원) 대비 26.6% 증가했다. 평균 조달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2.2%였던 평균 조달금리는 지난해 2.9%로 올랐고 올 상반기는 3.3%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신규 조달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여신전문채권(여전채) 발행 금리가 낮아진 영향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차입금의 70%를 차지하는 회사채를 조달하는 데 있어 우리카드는 평균 3.74% 금리로 발행할 수 있었다. 이는 BC카드를 제외한 업계 평균(3.91%)을 밑도는 수준이다. 하반기 들어선 3.46%로 한층 더 낮아졌다.

조달비용 감소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지만 대손비용 이슈는 여전히 남는다. 후발주자 지위를 탈피하기 위해 우리카드가 할부와 대출, 리스 등 여신성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려 온 탓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인 결제 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늘렸다. 이로 인해 대손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건 불가피했다. 올 6월 대손상각비는 231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073억원) 대비 늘었다.

다만 올 들어선 대출자산 신규 취급을 줄이며 1조원대 초반으로 규모가 줄었다. 2021년 1조6076억원으로 급증했던 대출자산은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올 상반기 1조968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대출이 85%로 대부분이며 가계대출은 15%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금융에 강점을 보이는 우리은행 특성이 반영된 모습이다. 기업대출의 절반가량은 도소매업과 음식업점 등 개인사업자 대출이다.

대손비용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에도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0%로 전년 동기(1.0%) 수준을 유지했다. 작년 말에 비해서는 0.4%포인트 개선됐다. 조달금리 상승 부담으로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이는 등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자산을 효율화하고 상품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유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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