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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위 톺아보기

IS동서 권혁운 회장 '미등기' 7년간 100억 수령

연봉 5년새 12억→18억 '50%' 인상, 사내이사 권민석 의장 보수대비 2배

박동우 기자  2024-11-11 15:22:30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인재다. 인적자원에 대한 보상체계에 따라 회사 내 사기와 '맨파워'의 위력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특히 경영진과 등기이사 보수체계는 객관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이사회에서 심의·의결이 이뤄진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보수위원회를 설치, 이사회 선진화를 꾀하는 곳도 있다. 기업별 임직원 보상정책과 보수위원회 운영방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IS동서 창업주 권혁운 회장은 2018년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한 뒤 계속 '미등기임원'으로 존재해 왔다. 지난 7년 동안 권 회장이 회사에서 받은 보수가 누적 100억원 규모로 임·직원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특히 연봉이 5년새 12억원에서 18억원으로 '50%' 인상됐다.

미등기임원이 이사회 구성원보다 많은 보수를 가져가는 현상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오너 2세' 권민석 사내이사가 받는 연봉이 10억원으로 권 회장이 받는 보수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에 대해 IS동서 측은 "직급, 근속기간, 리더십, 전문성, 회사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사내이사 사임 뒤에도 보수랭킹 '상위'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연간 5억원 이상 보수 수령자 명단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IS동서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받은 인물이 권혁운 회장이다. 권 회장은 △급여 100억6300만원 △상여 8억3100만원 △복리후생비 1000만원 등을 포함해 누적 109억200만원을 수령했다.

보수 수령액이 사내 1위지만 권 회장은 현재 IS동서 이사회 구성원이 아니다. 2018년 3월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줄곧 미등기임원 지위를 유지한 대목이 방증한다. 권 회장은 영남권에서 사업을 수행하던 일신건설산업과 건축자재 전문기업 동서산업이 합병한 2008년 2월 IS동서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10년간 등기임원으로 재임한 이력을 갖췄다.


미등기임원 권 회장이 회사에서 받은 연봉은 '오너 2세'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권민석 사내이사가 수령한 보수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권 의장은 기본급여 9억2300만원과 명절 인센티브 7700만원 등 10억100만원을 받았다. 같은 기간 권 회장에게 책정된 보수 18억100만원과 견줘보면 55.6% 수준에 그친다.

사내이사 권 의장에게 지급된 보수는 2021년 이래 해마다 10억100만원으로 변동이 없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미등기임원 권 회장의 연봉은 △2020년 12억원 △2021년 15억9300만원 △2022년 18억100만원 등으로 인상하는 흐름을 시현했다. 3년에 걸쳐 50.1%(6억100만원) 많아진 금액이다.

올 상반기에 지급된 급여·상여 역시 권 회장이 다른 임원들의 수령액을 압도한다. 권 회장이 급여 8억3100만원, 상여 6900만원 등 9억원을 얻었다. 반면 권 의장은 기본급 4억7400만원, 인센티브 3800만원 등 5억1200만원만 수령했다. △허석헌(39억2500만원) △김갑진(26억8500만원) △정원호(15억7100만원) 등 전임 대표 3인방이 나란히 5억원 이상 보수 수령자 명단에 올랐으나 퇴직위로금과 퇴직소득 등이 반영된 결과다.


◇"직급·근속기간·리더십·전문성·기여도 종합반영"

권 회장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임원 처우 규정, 복리후생 규정 등 내규에 근거를 두고 있다. 지난해 권 회장에게 다달이 지급된 기본근로소득은 1억3850만원이다. IS동서는 올 3월 공시된 2023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임원 급여 테이블을 기초로 회장 직급, 34년의 근속기간, 리더십, 전문성, 회사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기술돼 있다. 상여 중 명절에 맞춰 책정한 인센티브 6900만원은 기본근로소득 대비 13분의 1 규모로 정했다.


이러한 보수 산정 기준은 사내이사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창업주 2세 권 의장이 수령한 급여·상여에 대한 공시 내용 역시 권 회장을 둘러싼 기술과 대동소이하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살펴도 보수를 책정하는 정량·정성 지표는 무엇인지 등 구체적 기준을 파악하기 어렵다.

IS동서는 "보수정책은 임원의 보수 구성요소, 보상수준의 결정방식, 성과평가 기준, 보상구조 등을 포함한다"며 "사업분야별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조직과 임원의 성과를 평가한 결과를 근거로 성과급 또는 특별성과급 지급률을 산정한다"고 올 5월 공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서술했다.

보상위원회, 보수위원회 등 임직원 연봉 책정기준을 전문적으로 심의하는 조직도 이사회 산하에 설치돼 있지 않다. 이사회나 경영위원회, ESG위원회 등 여타 의사결정 기구에서도 최근 10년간 보수·보상 등을 의제로 올려 논의한 내역은 드러나지 않는다.

미등기임원이 등기이사와 견줘 과도하게 보수를 받아가는 사안은 꾸준히 문제로 거론됐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21년 '상장기업의 임원보수와 미등기 지배주주 이슈' 보고서를 통해 "경영책임에 비례하지 않는 보상 시스템"이라고 지적하면서 "구체적 보수 산정 방식 등 공시 확대, 독립적 보수위원회 설치, 주주승인투표 도입 등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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