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기업집단 톺아보기

'인수 8년차' 티씨이, IS동서그룹 조력 '현재진행형'

③3년간 2000억 자금 대여, 차입금 일부 출자전환…무상감자도 두 차례 단행

박동우 기자  2024-07-04 15:56:17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건설업에 주력하는 IS동서그룹의 계열사 면면을 보면 비주력 사업체도 눈길을 끈다. 대표적 사례가 청바지(데님) 원단 제조사 티씨이다. 2016년 일신홀딩스(옛 IS건설)가 JKL파트너스와 함께 600억원 넘는 자금을 투입해 인수했던 업체다.

성장을 기대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소비 위축과 생산성 저하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무여건이 악화일로를 걸었다. 티씨이를 살리기 위해 IS지주를 위시한 그룹 계열사들의 조력이 이어졌다. 3년 동안 2000억원 규모 자금 대여가 실행됐고 차입금의 출자 전환, 무상감자도 이뤄졌다.

◇2016년 당시 JKL파트너스와 600억 들여 인수

티씨이가 IS동서그룹과 연을 맺은 시점은 2016년이다. 당시 IS건설(현 일신홀딩스)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함께 티씨이 지분 76.9%를 인수했다. JKL 성장전략 제2호 유한회사가 주식 64.7%(9962만9317주)를 매입하는데 531억원을 집행했고 IS건설은 100억원을 투입해 지분 12.2%(1875만1049주)를 사들였다.

IS동서그룹이 티씨이에 관심을 품었던 건 비(非)건설업으로 사업 외연을 확장하는 기조와 맞닿아 있었다. 경기 사이클에 따른 실적 변동이 극심한 산업 특수성을 감안하면 불황기에 그룹 전체 실적을 보완할 신산업 진출이 절실하다는 판단과 직결됐다. 티씨이의 모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청바지 원단을 생산한 태창기업인 만큼 계절, 소비자 기호 변화와 무관하게 안정적 실적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JKL파트너스가 단연 많은 지분을 소유하던 티씨이 지배구조는 2019년에 변화를 맞았다. JKL파트너스가 티씨이 주식을 IS지주로 넘겼기 때문이다. 콜옵션을 행사한 IS지주가 451억원을 들여 지분 40%(6163만2474주)를 갖게 되며 최대주주로 올랐다. 지분율은 JKL 성장전략 2호(26.8%), 일신홀딩스(10%)가 뒤를 이었다.

IS지주가 최대주주로 등극했지만 티씨이가 수행하는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대면활동 제한 등 방역조치 여파로 소비시장이 위축된 데다 제조시설의 생산성 역시 저하됐기 때문이다. 2020년 이래 2022년까지 해마다 2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시현한 대목이 방증한다.

의류를 생산하는 본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운영자금을 외부에서 확보하는 게 불가피했다. 전체 차입금이 2018년 말 517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말에는 1807억원까지 불어났다. 5년새 3배 넘게 급증한 규모다. 차입잔액에서 현금성자산을 제한 순차입금 역시 같은 기간 487억원에서 1773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자금지원 거치며 5년새 IS지주 지분율 '40→85%'

티씨이의 경영 사정이 악화되자 IS동서그룹 차원에서 조력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지난 3년 동안 자금 대여와 감자, 유상증자 등을 끊임없이 단행한 배경이다. 2021년 이래 올 6월까지 그룹 계열사가 티씨이에 빌려준 금액은 누적 1967억원이다.

구체적 내역을 살피면 IS지주가 1792억원으로 단연 많고 일신홀딩스가 150억원, 일신개발이 2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6일 공시 기준으로 IS지주가 티씨이에 대해 빌려준 자금 잔액은 498억원으로 나타났다.


계열사로부터 빌린 자금을 티씨이가 오롯이 갚지 못하자 차입금을 출자 전환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사례가 대표적이다. IS지주는 2023년 4월(263억원)과 11월(300억원)에 563억원 규모 차입금을 티씨이 출자금으로 바꿨다. 25억원을 대여해줬던 일신홀딩스 역시 같은 해 빚을 돌려받지 않고 신주 327만3145주를 인수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티씨이는 재무구조 개선을 염두에 두고 감자도 이행했다. 결손금이 2019년 말 176억원에서 2020년 말 514억원까지 급격히 늘자 자본금 감소 방안이 대두됐다. 2021년 9월 당시 감자를 시행한 결과 티씨이 자본금은 770억원에서 77억원으로 90% 줄었다. 올 5월에도 10주당 1주의 비율로 주식을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이행하면서 자본금이 583억원에서 58억원으로 감소했다.

차입금 출자 전환, 증자 등을 진행하면서 티씨이 지분율 역시 급격하게 변화를 겪었다. 올 5월 말 기준으로 IS지주 지분율이 85.74%(9988만785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당시 40%와 견줘보면 5년새 45%포인트 상승했다. 일신홀딩스 지분율은 9.28%(1081만3952주)로 집계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