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

'알아서 잘 크는' 환경사업, IS동서 자금여력 확보 일조

④부동산개발·사업다각화 투자여력 확보…부실 자회사 출자·대여 병행

이민호 기자  2024-03-05 15:27:14

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적정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재무 리스트럭처링(Financial Restructuring) 전략을 짠다. 비주력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부터 계열사 간 통합, 운전자본 최적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 현금 창출력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구조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을 살펴본다.
아이에스동서(IS동서)는 환경사업 이외의 자회사에도 출자와 대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현금창출력이 양호한 환경사업 자회사에는 지분 취득 이후 추가 출자와 대여 필요성이 적은 만큼 다른 자회사에 대한 지원 여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부산시 이기대 인근 토지 개발을 위해 합산 55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실내 테마파크사업 확장을 위해 40억원을 내놨다. 이외에도 자본잠식에 빠진 해운 자회사를 위해 235억원을, 폐기물 매립사업을 준비하는 자회사들에는 운영자금 명목으로 합산 169억원을 투입했다.

◇환경사업 자회사 자금지원 필요성 경감…부동산개발·사업다각화 투자여력 확보

아이에스동서는 2019년부터 환경사업 관련 계열사 인수합병(M&A)과 사모펀드(PEF) 출자를 이어왔다. 인선이엔티, 환경에너지솔루션(옛 코오롱환경에너지), 아이에스티엠씨(옛 타운마이닝캄파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파주비앤알과 영흥산업환경 지분 인수를 위해 인선이엔티를 이용할 목적의 유상증자(700억원)를 제외하면 이들 계열사에 지분 인수 이후 추가로 출자하지 않았다. 자회사 편입 이전 단계인 PEF 출자에 한해 일부 사례가 있었을 뿐이다.

이들 계열사가 아이에스동서 자회사 편입 이후에도 양호한 현금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는 덕분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흑자를 이어오면서 모회사인 아이에스동서에 손을 벌리지 않고도 유형자산 등 자체 담보를 이용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비교적 소액의 차입만 끌어와 재무건전성도 높은 편이다. 차입금의존도는 인선이엔티(지난해 3분기말 연결 기준)가 26.7%, 환경에너지솔루션·아이에스티엠씨(2022년말 기준)가 각각 6.4%, 21.5%로 모두 30% 아래다.


환경사업 자회사에 추가 출자를 실행하지 않으면서 아이에스동서는 환경사업 이외의 자회사에 출자하거나 대여할 여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다만 환경사업 자회사가 배당을 실시한 적은 없기 때문에 아이에스동서에 실제로 현금을 공급한 것은 아니다. 그룹 지주사로 아이에스지주가 있지만 핵심 사업회사인 아이에스동서가 다양한 사업부문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건설사업, 콘크리트사업(PHC 파일), 환경사업이 중심이지만 부동산개발, 서비스, 해상화물운송 등 사업 관련 자회사도 있다.

아이에스동서가 엠엘씨에 최근 많은 자금을 투입한 것도 자금여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엠엘씨는 부산시 남구 용호동 이기대 인근에 토지를 보유하고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는 업체였다. 아이에스동서는 2022년 12월 이 회사 지분 100%를 250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 유상증자로 4월(400억원), 9월(100억원), 10월(50억원) 합산 550억원을 출자했다. 2022년 26억원을 대여했다가 지난해 전액 회수하기도 했다. 엠엘씨 보유 토지 개발을 위해서다. 2022년말 기준 엠엘씨 자산(79억원)의 대부분이 토지(72억원)다.

바운스에 대한 자금 투입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에스동서는 2018년 1월 바운스 지분 100%를 200억원에 사들였다. 실내 트램펄린 테마파크 운영업체로 기존 사업영역에서 다각화한 결과다. 아이에스동서는 바운스에 2020년 대여금 40억원을 제공해 2022년 회수하는 동시에 40억원을 출자했다. 기존 대여금 전액에 대한 출자전환으로 추정된다.


◇부실 자회사 출자·대여 병행…사업 준비 자회사 운영자금 공급

반면 아이에스해운에 대한 출자와 대여는 부실 위험이 있는 자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사례다. 아이에스해운은 아이에스동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해상화물운송 자회사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10월 아이에스해운에 유상증자로 120억원 출자를 결정했다. 그동안 대여금 제공을 병행해왔으며 지난해 3분기말 대여금 잔액은 115억원이다.

아이에스해운의 2022년말 결손금이 100억원으로 이에 따른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8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모회사인 아이에스동서의 지원이 없이는 존속이 어렵다. 출자와 대여를 병행한 이유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3분기말 아이에스해운 대여금에 대해 84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일부 대여금에 대해 회수 가능성을 낮게 본 결과다.

폐기물 매립업체인 삼정이알케이와 골든에코도 이와 유사한 사례다. 아이에스동서는 2015년 1월 삼정이알케이 지분 100%를 37억원에 사들였다. 골든에코의 경우 인선이엔티가 2019년 5월 지분 55%를 15억원에 취득한 후 2021년 6월 지분 전량을 아이에스동서에 20억원에 넘겼다.

두 회사는 아이에스동서의 사업영역에 따르면 환경사업 자회사로 포함되지만 아직 매출액이 발행하지 않아 영업활동이 활발한 인선이엔티 등 다른 환경사업 자회사와는 차이가 있다. 폐기물 매립사업을 여전히 준비 중인 탓이다. 지난해 3분기말 아이에스동서가 제공한 대여금 잔액은 삼정이알케이 121억원, 골든에코 48억원이다. 매출액이 발생하지 않는 만큼 아이에스동서가 운영자금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정이알케이 대여금의 경우 지난해 3분기말 64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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