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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한국타이어, 현금확보 열쇠 '운전자본 관리'

⑤재고자산 감소·매출채권 증가 억제…현금 마련 주효

이민호 기자  2024-10-23 15:48:37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발행, 자산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해외법인 증설에 따른 자본적지출(CAPEX) 소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한온시스템 경영권 지분 인수자금도 마련해야 하므로 현금 확보가 요구된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에만 현금성자산을 8000억원 가까이 쌓으면서 올해 상반기말 3조원에 육박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지난해 현금 확보에는 재고자산 축소 중심의 운전자본 관리 전략이 주효했다.

◇현금성자산 3조 육박…현금창출력 기본 바탕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려면 합산 1조8277억원이 필요하다.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 중 일부를 매수하는 1조2277억원과 한온시스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6000억원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경영권 지분 인수 외에 자본적지출 소요도 있다. 헝가리법인 증설에 2027년까지 총액 7590억원을, 미국 테네시법인 증설에 2026년까지 총액 15억7500만달러(약 2조1420억원·원달러 환율 1360원 기준)를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현금 확보가 주요 재무 과제다.

한국타이어의 2022년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9870억원으로 2조원이 채 되지 않았다.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1조9365억원으로 이에 따른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505억원이었다. 하지만 1년 반 이후인 올해 상반기말에 이르러 현금성자산은 2조9639억원으로 3조원 가까이로 늘어난 반면 총차입금은 1조1956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이 때문에 순차입금은 -1조7683억원으로 차이를 더 벌렸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41.8%에서 31.8%로 하락했다. 차입 부담을 줄이면서도 현금을 쌓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우수한 현금창출력이 바탕이 됐다. 현금창출력의 근간이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22년 1조2417억원, 지난해 1조8353억원에 이어 올해도 상반기에만 1조701억원을 달성했다.

◇운전자본 관리 주효…재고자산 감소·매출채권 증가 억제


우수한 현금창출력에 더해 운전자본을 관리에 집중한 재무전략이 돋보였다. 운전자본이 확대되면 현금 소요가 커지고 차입이 늘어나는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현금을 쌓으려면 운전자본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타이어가 특히 운전자본 관리에 집중했던 것은 지난해다.

2022년말 2조4495억원이었던 재고자산은 지난해말 2조226억원으로 한 해 동안 4269억원 감소했다. 재고자산은 2022년까지 증가하던 추세였다. 특히 2022년 한 해 동안 5530억원 늘어나면서 부담이 가중되던 상황이었다. 이외에 매출채권의 경우 이 기간 1조6233억원에서 1조6527억원으로 29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조8000억원이 넘는 EBITDA를 달성한 데 이어 운전자본 관리에도 힘쓰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NCF) 1조9732억원을 만들어냈다. 2021년 8415억원, 2022년 5046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의 경우 해외법인 증설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자본적지출과 배당금지급 부담을 줄이면서 1조4459억원이라는 '역대급' 잉여현금흐름(FCF)을 만들어냈다. 지난해에만 현금성자산을 8000억원 가까이 늘릴 수 있었던 이유다.

다만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만 보면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재고자산은 2조2093억원으로 6개월 만에 1866억원 늘었고 매출채권은 1조8384억원으로 이 기간 1857억원 늘었다. 여기에 해외법인 증설이 본격화되면서 자본적지출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상반기 잉여현금흐름은 2496억원으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여전히 벌어들이는 돈을 쓰고도 남는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에만 EBITDA 1조원을 달성하면서 운전자본 부담 증가에도 8000억원이 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달성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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