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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한국타이어 '해외법인 증설', 한온시스템 인수 복병

③해외 생산법인 증설 2.9조…한온시스템 인수자금 전액 차입해도 부채비율 49%

이민호 기자  2024-10-18 15:48:11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발행, 자산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경영권 지분 인수자금 마련에서 복병으로 꼽히는 것이 막대한 자본적지출(CAPEX) 소요다. 한국타이어는 3조원 가까운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 테네시와 헝가리 생산법인 증설로 매년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자본적지출을 고려하면 1조8000억원이 넘는 한온시스템 경영권 지분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신규 차입이 불가피하다. 한국타이어는 부채비율이 31.8%로 차입 여력이 있다.

◇미국·헝가리 생산법인 증설에 2.9조…한온시스템 지분 인수자금 마련 복병

지난달 결정된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경영권 지분 인수구조를 보면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 중 일부를 1조2277억원에 매수하는 동시에 한온시스템 유상증자에 6000억원을 투입한다. 한국타이어는 합산 1조8277억원을 들여 한온시스템에 대한 지분율을 기존 19.49%에서 54.77%로 늘리면서 경영권을 가져온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상반기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 2조9639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한온시스템 경영권 지분 인수자금만 고려하면 충당하는 데 무리가 없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 1조8000억원을 넘겼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1조원을 넘길 만큼 현금창출력이 바탕이 된 결과다.

그럼에도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경영권 지분 인수자금 충당에 복병으로 지목되는 것이 자본적지출이다. 한국타이어는 해외 생산법인 중심으로 증설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생산법인(Hankook Tire Manufacturing Tenessee) 증설에 2026년까지 총액 15억7500만달러(약 2조1420억원·원달러 환율 1360원 기준)을 투자하는 동시에 헝가리 생산법인(Hankook Tire Hungary) 증설에 2027년까지 총액 7590억원을 투자한다. 두 생산법인 증설에 필요한 합산금액이 약 2조9000억원이다.


한국타이어는 두 생산법인 증설에 나서기 전 연결 기준 경상적인 자본적지출로 매년 3000억~4000억원이 소요됐다. 이 때문에 두 생산법인 증설에 소요되는 합산 자본적지출을 연평균 7000억원 안팎으로 잡으면 한국타이어는 2026년까지 매년 자본적지출로만 1조원이 넘게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타이어는 EBITDA가 지난해 1조8000억원, 올해도 상반기에만 1조원일 만큼 탄탄한 현금창출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년 1조원이 넘는 자본적지출을 고려하면 현재 보유한 3조원 가까운 현금성자산은 1조8000억원이 넘는 한온시스템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여유있는 수준은 아니다.

◇1.8조 신규 차입해도 부채비율 50% 하회…실질적 무차입 유지도 가능

한국타이어 측도 자본적지출 부담이 겹친 점을 인지하고 한온시스템 경영권 지분 인수자금 마련 방안에 대해 "내부 재원으로 충당하고 필요시 차입하는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 때문에 차입금 증가에도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가 재무전략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가 일부 차입을 고려하는 배경에는 우수한 재무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올해 상반기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1조1956억원이으로 이에 따른 부채비율이 31.8%로 낮은 수준이다. 현재 재무 수준에서 한온시스템 경영권 지분 인수에 필요한 1조8277억원 전액을 신규 차입한다고 가정하면 총차입금은 3조233억원으로 늘어난다. 그럼에도 부채비율은 49.3%로 늘어나는 데 그쳐 여전히 50%를 밑돈다. 그만큼 추가 차입 여력이 뒷받침된다는 의미다.

실질적인 무차입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말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1조7683억원이다. 1조8277억원을 추가 차입해 모두 한온시스템 경영권 지분 인수에 이용하면 순차입금은 플러스(+)로 전환되지만 595억원에 그친다. 이 때문에 EBITDA 1조8000억원인 현재 수준의 연간 현금창출력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순차입금을 마이너스로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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