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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조직 분석

핵심 중 핵심…KB금융, 최고전략책임자 계보 살펴보니

⑤박재홍 전무부터 이승종 부사장까지…전략 기획, 시장 분석, 시너지 모색 등 역할

조은아 기자  2024-10-21 10:40:22

편집자주

지주사의 경쟁력은 인물에서 나온다. 자회사 지원이나 매각은 물론 그룹 차원의 M&A나 투자 등 신사업 발굴이 모두 지주사에서 결정된다. 개인의 판단력, 분석력, 추진력이 필수로 요구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금융지주 아래 은행을 비롯해 모든 계열사가 나란히 놓여있는 금융지주들에겐 더 말할 것도 없다. 금융지주사를 구성하는 핵심 인물들과 함께 지주사 차원의 경영 전략을 조명한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CEO를 보좌하는 '투톱'으로 꼽힌다. KB금융 역시 예외는 아니다. CFO가 전통의 강자였다면 CSO는 그 중요도와 위상이 최근 들어서 높아졌다. CFO 못지않은 권한과 책임을 지니고 있다.

금융그룹에서 보통 신사업을 비롯한 그룹 전반의 전략은 지주가 담당하고 자회사들은 영업에 힘쓴다.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현실화해 자회사들이 더 돈을 잘 벌 수 있게 해주는 게 지주의 역할인데 그 핵심이 바로 전략 부문이다.

특히 KB금융이 순차적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전략 부문의 역할이 컸다. 전략 부문이 그룹 M&A를 주도하면 재무 부문은 측면 지원을 담당해왔다.

◇전략 수립부터 대관까지…점차 커지는 전략 부문 역할

KB금융지주는 전략 부문 수장인 CSO와 재무 부문 수장인 CFO를 완전히 분리하고 있다. 임영록 전 회장이 한때 조직의 효율성을 위해 한 사람이 겸직하도록 했지만 윤종규 전 회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현 양종희 회장에 이르기까지 각각 선임하고 있다.

둘의 역할 차이가 워낙 명확한 데다 CSO 역할 역시 점차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CSO 산하에는 전략기획부, 시너지추진부, 기획조정부 그리고 ESG상생본부가 있다. ESG상생본부 아래 다시 ESG사업부가 있는 구조다.

그룹 차원의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시장이나 업계 현황을 분석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신사업 추진 역시 전략 부문의 몫이다. 대관 업무, ESG 및 사회공헌 업무 계획을 수립하는 일도 한다. 지주와 계열사, 혹은 계열사간 시너지를 모색하는 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예컨대 시너지추진부는 두 개 이상의 계열사간 협업을 추진하는 게 주된 업무다. 은행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계열사들이 참여하면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는 등의 효과가 있는 만큼 계열사 협업을 통한 비용 효율화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소속 임원을 살펴보면 수장인 이승종 부사장이 있고, 기획조정부장은 박찬용 KB국민은행 부행장이 겸직하고 있으며 ESG상생본부장은 김경남 KB국민은행 상무가 겸직하고 있다.

KB금융은 지주 CFO와 CSO에게 주요 계열사의 기타비상무이사 역할도 나눠주고 있다. 현재 CSO인 이승종 부사장은 KB증권과 KB라이프에서, CFO인 김재관 부사장이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에서 각각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이는 전임 시절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KB금융 조직도
◇은행 출신이 4명…"친화력 좋고 소통에 능한 편"

2014년 이후 CSO를 거친 인물은 6명이다. 눈에 띄는 건 이들 가운데 KB국민카드로 이동한 사람만 3명이라는 점이다. 이동철 전 부회장과 이창권 현 KB국민카드 대표가 모두 KB국민카드로 이동했으며 김세민 부사장 역시 올 초 KB국민카드로 이동했다.

이우열 KB뱅크(옛 부코핀은행) 은행장은 2022년 5월 KB뱅크 은행장으로 취임해 2년 넘게 인도네시아 법인을 이끌고 있다. 전임이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CSO로 선임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이동했다. 통상 은행 부행장급 인사가 맡는 해외 법인장 자리에 지주 부사장이 선임되면서 당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KB뱅크는 KB금융의 글로벌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곳으로 꼽힌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당시 부실 은행이던 KB뱅크 지분 일부를 인수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네 차례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조 3992억원의 자금을 KB뱅크에 투입했다.

핵심 자리인 만큼 내부 출신이 선임됐을 것 같지만 예외도 2명이나 있다. 2014년 말 영입된 박재홍 전 전무는 한화생명 출신이다. 맥킨지 파트너를 지냈으며 삼성화재를 거쳐 한홯생명에서 전략기획실장 등을 지냈다.

현재 KB국민카드에서 금융영업그룹장을 맡고 있는 김세민 부사장도 외부 출신으로 분류된다. 2014년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이 KB금융에 인수되면서 그룹에 합류했다. 우리파이낸셜 시절 전략기획팀장을 지냈으며 KB캐피탈에서도 전략기획팀장, 전략기획부장, 미래전략실장,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나머지는 은행 출신이다. KB국민은행에 입사한 뒤 지주와 은행, 다른 계열사를 넘나들며 경력을 쌓았다. 현 CSO인 이승종 부사장 역시 마찬가지다. 1966년생으로 1993년 입행했고 전략본부장, 소비자보호본부 전무, 경영지원그룹 전무 등을 지냈다.

CSO 선임 당시의 나이는 대부분 비슷하다. 김세민 부사장만 선임 당시 나이가 상장히 적은 편이었다. 그는 1971년생인데 2022년 5월 이우열 현 KB뱅크 은행장의 후임으로 CSO에 선임됐다. 당시 막 50세를 넘겼다. 전임과의 나이차는 7살, 후임과의 나이차는 5살에 이른다.

걸어온 길은 달라도 리더십은 비슷한 스타일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KB금융 전략 부문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었던 한 관계자는 "전부는 아니겠지만 KB금융 CSO를 지낸 인물들의 성향이 상당히 비슷한 경향이 있다"며 "조용하다기보다는 대부분 친화력이 좋고 후배들과도 격의없이 어울리며, 위로든 아래로든 소통에도 능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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