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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보 밸류업 점검

밸류업에 타오른 주가, 불씨 오래 가는 이유는

①여전히 낮은 PBR·유일한 주주환원정책 발표 보험사…8월 말까지 주가 상승세

강용규 기자  2024-10-14 16:25:40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뿐만 아니라 포함되지 않은 기업들도 차후 지수 구성 종목의 변경에 대비하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한화손해보험은 보험사들 중 가장 빠르게 주주환원정책을 내놓는 등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중이다. 한화손해보험의 기업가치 평가에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한화손해보험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도입에 보험사들 가운데에서도 일찍부터 호응했다. 이에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오랜만에 액면가인 5000원을 넘어섰다. 밸류업 기대가 지속되는 동안 주가의 추세적 상승세도 유지되면서 52주 최고가를 갱신하기도 했다.

하반기 들어 밸류업에 대한 기대가 식으며 보험사 주가는 상승분을 반납하기 시작했다. 다만 한화손보는 밸류업 지수 탈락이 확정되기 이전인 8월 말까지 추세적 상승세가 유지됐다. 이미 중장기 주주환원계획을 정책으로 못박은 데다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어느 정도는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8월까지 이어진 주가 상승세, 타 보험사와 무엇이 달랐나

최근 1년 사이 한화손보 주가는 장 마감가 기준으로 1월17일 주당 3875원의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그런데 2월 들어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5000원을 넘어섰다. 5000원은 한화손보 보통주의 액면가로 주가가 액면가를 넘어선 것은 2023년 3월10일 이후 근 1년만이었다.

한화손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보험사들의 주가가 1월 말까지 주가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2월 들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1월24일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도입을 공언하며 주가 저평가의 기준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금융주가 전반적으로 저평가를 오랫동안 받아 왔지만 그 가운데서도 보험주는 낮은 PBR을 보여 왔다. 다수 보험사들의 PBR이 0.5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주가가 순자산가치의 절반도 채 반영하지 못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보험사 주가의 상승동력이 되기에 충분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발표 이후 보험주의 주가 흐름은 회사별로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한화손보 주가의 흐름은 조금 달랐다. 대다수 보험사들이 2~3월, 늦어도 상반기 안에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반면 한화손보 주가는 8월23일 장중 623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갱신하는 등 밸류업에 대한 기대가 더 오래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보험업계나 증권업계에서는 2가지를 이유로 설명한다. 먼저 한화손보는 보험업종 내에서도 극단적인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 다른 하나는 한화손보가 가장 적극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의 도입에 호응해 주주환원정책이라는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특히 낮은 PBR·유일한 주주환원정책이 투자심리 근간

한화손보 주가의 시세 추이와 KRX 보험지수 시세 추이를 비교해 보면 한화손보 주가 그래프가 KRX 보험지수 그래프보다 대체로 낮게 위치하고 있다. 이는 한화손보 주가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보험주 가운데서도 낮다는 점을 의미한다.

한화손보의 PBR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0.19배에 그쳤다. 우선주를 제외한 보험업종 13종목(GA 2사 포함) 가운데 3번째로 낮은 수치다.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0.27배까지 높아졌으나 KRX 보험지수의 0.52배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저평가 상태다.

보험주를 향한 밸류업 기대가 식은 것은 밸류업 공시나 주주환원정책 발표 등 호응이 늦었기 때문이다. 10월14일 기준으로 보험사들 가운데 자사의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지난해 IFRS17 회계기준 도입으로 재무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이익을 주주환원 등 밸류업 활동에 재투자하는 데 따르는 부담이 적지 않다.

다만 한화손보는 4월19일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아 밸류업 프로그램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3년 동안 주당 배당금을 해마다 10%씩 늘려가고 중간배당을 도입하는 내용이 골자인 이 정책은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발표 이후 가장 빠르게, 또 현 시점에서 유일하게 공시된 보험사 주주환원정책이다.

주가가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8월 한화손보는 실적발표를 통해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보다 25.8% 증가한 254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기업의 주주환원에 직결되는 요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손보의 밸류업 노력을 향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화손보는 9월 거래소가 발표한 KRX 밸류업 지수에서 탈락하면서 주가도 기존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그러나 주가가 여전히 5000원선에 머무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2월 수준을 오가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는 현재 종목 구성이 적절한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며 "한화손보는 지수 편입 여부보다는 저평가된 주가와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가 투자자들에 어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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