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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밸류업 점검

한계 분명한 내수…'투트랙' 글로벌로 활로 마련

⑥자산 성장세 둔화…글로벌 보험·자산운용업 지분투자로 성장동력 확보 나서

이재용 기자  2024-09-23 14:22:36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삼성생명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국내 보험사의 시장가치는 내재가치 대비 평가 절하되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내수 중심 국내 보험산업 특성상 임계점이 명확해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평가된다. 보험사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는 데도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가능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삼성생명도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수익원을 발굴해 성장모멘텀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본업인 보험업에 주력하는 해외법인뿐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 소재 글로벌 자산운용사에 대한 지분 투자에 나서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신규 수요 제한적인 국내 시장…삼성생명도 성장세 둔화

지난해 국내 보험사의 합산 순이익은 전년 대비 45.5% 증가한 약 13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단기 실적 호조에도 중장기 성장 불확실성이 공존한다. 지난해 기록은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실제 성장과는 괴리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많다.

무엇보다 국내 보험시장 포화로 신규 수요 창출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문제다. 가구당 보험가입률은 98% 달하며 1인당 보험가입률은 95%를 웃돈다. 국민 대부분이 이미 보험에 가입된 상태라는 의미다. 여기에 인구 고령화와 초저출산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장래 보험수요 기반이 위축되고 있다.


이런 내수중심의 국내 보험산업의 한계는 부동의 1위 보험사인 삼성생명에도 통용된다. 외형이 크고 내실도 탄탄하지만 성장세는 매년 저하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헬스케어와 제3보험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있지만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산총계 추이를 들여다보면 성장세 둔화가 명확하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04년 말 자산총계 대비 2013년 말 자산총계는 109.67%(99조9057억원) 증가했다. 반면 2014년 말 자산총계 대비 2023년 말 자산총계 증가율은 32.32%(68조2700억원)로 이전 10년간의 성장세 대비 약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글로벌 보험업과 자산운용업에 공격적인 지분투자

국내 시장의 한계가 뚜렷한 상태에서 삼성생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눈을 돌린 곳은 해외 시장이다. 글로벌 보험업을 영위하기 위한 전초기지를 태국과 중국에 세운 동시에 글로벌 자산운용사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태국 법인은 1997년 6월 출범 후 2017년부터 안정적인 흑자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2018년 순이익 8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9년 13억원, 2020년 9억원, 2021년 19억원, 2022년 41억원, 2023년 124억원 등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꾸준히 수익성을 개선해내는 중이다.

중국항공과 합작으로 진출한 중국 중은삼성인수보험유한공사는 2015년 중국은행과의 추가 합작 이후 수익성 증대에 성공했다. 2016년까지 대규모 순손실에 경영안정성이 무너졌지만 2017년 흑자전환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엔 14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이익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합작사 형태뿐 아니라 글로벌 자산운용사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해 해외 사업 수익 창구를 다각화했다. 2021년 영국의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세빌스 IM(Savills IM)의 지분 25%를 취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프랑스의 공공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인 메리디암(Meridiam SAS)의 보통주 20%를 취득했다.

삼성생명은 점진적으로 해외시장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려나갈 방침이다.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지역은 미국이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는 뉴욕 IR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을 더 성장시키려면 규모가 큰 미국 시장에서 적절한 지분투자 기회나 사업협력 기회를 만들어야겠다는 내부 공감대가 이미 이뤄졌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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