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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인사코드

롯데캐피탈, 롯데 유일 금융 계열사 '재무통' 주축

지주 CFO와 스위치 인사 단행…추광식 대표 올초 '연임' 성공

김경찬 기자  2024-09-19 15:00:35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주요 금융지주 인사의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롯데캐피탈은 현재 롯데그룹의 유일한 금융 계열사로서 대표이사에 금융업, 재무 전문가를 선임하고 있다. 그룹 내 '재무통' 인사들이 자리를 꿰차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다. 2021년에는 롯데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롯데캐피탈 대표를 맞바꾸는 '스위치' 인사가 이뤄졌다.

롯데캐피탈은 지주사 전환과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분을 일본 롯데파이낸셜에 넘기면서 그룹 계열사로 남아 있다. 롯데카드와 롯데손보는 롯데그룹을 떠나 사모펀드 품에 안겼다.

◇'신 회장 복심' 고바야시 전 대표, 12년간 캐피탈 이끌어

롯데캐피탈은 1995년 부산할부금융으로 설립돼 총 9명의 대표이사를 거쳤다. 설립 초기에는 주로 외부 출신들을 선임했다. 초대 대표인 이병대 전 대표는 부산은행 출신이며 김창섭 전 대표는 외환은행 출신이다. 고바야시 전 대표 이후로는 롯데그룹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다. 박송완 전 대표와 고정욱 현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추광식 현 롯데캐피탈 대표 모두 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활동했다.


고바야시 전 대표는 정통 금융인 출신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일본 UFJ비즈니스 파이낸스 상무를 거쳐 신동빈 회장이 발탁해 2003년 롯데캐피탈 상무로 합류했다. 이듬해 대표이사직에 올랐으며 일본 롯데홀딩스 CFO도 겸직해 왔다. 고바야시 전 대표는 10년 넘게 대표직을 맡았으며 7배가 넘는 자산 성장을 이뤄냈다. 내실 중심 경영을 통해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하며 최대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2016년 고바야시 전 대표가 롯데홀딩스 업무에 전념하기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박송완 전 대표가 뒤를 이었다. 박송완 전 대표 선임을 두고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박송완 전 대표는 금융업에 대한 경력이 없고 그룹 내 재무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박송완 전 대표는 호텔롯데 경영지원부문 이사와 롯데칠성 총무 구매담당 상무, 롯데인재개발원장 등을 지냈다.

◇지주, 계열사 CFO 경력 지닌 전문가 선임 기조

박송완 전 대표의 후임으로는 고정욱 실장이 선임됐다. 롯데캐피탈이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내부 승진이다. 고정욱 실장은 롯데건설로 입사해 2003년 롯데캐피탈로 이동했다. 롯데캐피탈에서는 경영전략본부장, RM본부장, 영업2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고정욱 실장은 여전업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9년 대표로 선임됐다.

고정욱 실장은 롯데캐피탈이 롯데파이낸셜로 매각된 이후로도 대표 자리를 지키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롯데캐피탈은 균등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유지하며 자산 성장을 지속했다. 2021년에는 롯데그룹이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서면서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으로 선임됐다.

재무혁신실장을 맡고 있던 추광식 대표(사진)는 고정욱 실장과의 스위치 인사로 롯데캐피탈에 합류했다. 추광식 대표는 1993년 롯데제과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그룹에 몸담은 '롯데맨'이다. 롯데그룹의 대표 ‘재무통’으로 롯데제과에서 재경팀장과 재경부문장을, 롯데지주 재무혁신실 재무1팀장을 지냈다.

추광식 대표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재무혁신실장을 맡아 CFO로서 롯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를 종속기업으로 편입시키는 등 계열사 지배력을 확대했다. 롯데캐피탈 대표로는 2021년 12월에 부임해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재무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추광식 대표는 지난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올해 3월에는 연임에 성공하는 등 그룹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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