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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인사코드

JB우리캐피탈, 내부승진 공식 깨고 경쟁사 대표 중용

업권 특성 감안 내부승진 발탁…고수익 성장 위해 박춘원 대표 영입

김경찬 기자  2024-09-09 07: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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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주요 금융지주 인사의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JB우리캐피탈은 '내부승진'이라는 인사 기조를 유지해왔다. 인수 이후 선임된 총 4명의 대표 중에서 2명이 내부승진에 해당된다. 은행 부행장급 인사가 내려오는 금융지주계열 캐피탈사와는 확연히 다른 인사코드다.

이 공식은 박춘원 현 대표를 선임하며 깨졌다. JB우리캐피탈은 경쟁사 중 한 곳인 아주캐피탈(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영입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자 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박춘원 대표가 이끈 JB우리캐피탈은 전북은행을 제치고 핵심 계열사로 올라섰다.

◇캐피탈 출신 이동훈 전 대표 유일, 페가수스PE 출신 중용

JB우리캐피탈은 2011년 전북은행이 인수한 이후 총 4명의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이중 초대 대표인 임용택 전 JB금융지주 총괄부회장과 임정태 전 대표가 페가수스인베스트먼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페가수스PE는 JB우리캐피탈 인수 자문을 맡은 곳이기도 하다.


임용택 전 부회장은 대신증권을 거쳐 토러스투자전문·벤처캐피탈 대표, 메리츠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대표, 페가수스PE 대표 등을 역임했다. 전북은행과는 2009년 페가수스PE 대표 시절 인연을 맺었다. 페가수스PE가 전북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며 전북은행 사외이사를 거쳐 JB우리캐피탈 대표로 선임됐다.

2014년 임용택 전 부회장이 전북은행장으로 이동하면서 전무로 있던 이동훈 전 대표가 선임됐다. 이동훈 전 대표 JB우리캐피탈의 전신인 대우자동차판매 상무와 JB우리캐피탈 영업총괄임원, 자동차금융부문장을 지냈다. 영업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내부승진으로 대표 자리에 올랐다.

JB금융지주는 캐피탈업의 특성을 감안해 후임으로 임정태 전 대표를 선임하며 내부승진 기조를 이어갔다. 임정태 전 대표는 토러스투자자문 대표, 넥스트인베스트먼트 대표, 페가수스PE 부사장을 역임하며 캐피탈 경력은 전무했다. 2011년 JB우리캐피탈에 합류해 신상품 등을 개발 런칭하는 추진력 성과를 인정받아 대표로 승진했다.

◇'최대 실적'으로 캐피탈 전문경영인 역량 입증

내부승진을 이어오던 JB금융은 외부전문가를 영입하며 JB우리캐피탈의 인사 방향을 틀었다. 아주캐피탈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과를 거둔 박춘원 대표를 발탁했다. 기업금융 비중이 낮은 JB우리캐피탈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캐피탈업 전문성을 갖춘 CEO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부임 전 10% 수준이었던 기업·투자금융은 현재 33.5%를 차지하며 최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이사
박춘원 대표의 이력은 전임 대표들과 차이를 보였다. 약 11년간 회계사로 활동했으며 다국적 경영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에서는 이사로 재직했다. 2008년 아주산업로 이동하면서 금융업에 발을 들였다. 이후 아주저축은행(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와 아주캐피탈 대표 등을 역임했다.

박춘원 대표는 아주캐피탈을 업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지만 대주주 변경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JB금융은 아주캐피탈에서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박춘원 대표를 영입했다. 박춘원 대표는 고수익 중심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2022년 연임에 성공했다.

박춘원 대표의 임기는 올해 연말 만료된다. 박춘원 대표는 임정태 전 대표와 함께 임기 4년으로 가장 오래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JB우리캐피탈에서 3연임 사례는 아직 없다. 박춘원 대표가 올해도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어 첫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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