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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인사코드

은행 혹은 외부 출신, iM캐피탈의 다음 선택은

역대 대표 5명중 은행 출신 3명…전문성 갖춘 외부 영입에도 적극적

김경찬 기자  2024-09-05 07: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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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주요 금융지주 인사의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iM캐피탈은 DGB금융그룹이 지주사를 설립한 후 처음으로 인수한 계열사다. 2012년 인수 이후 약 12년간 총 5명의 대표이사를 거쳤으며 이중 외부 영입이 2명이다.

iM캐피탈은 외부전문가 영입에 적극적인 계열사 중 한 곳이다. 은행 출신과 외부 인사를 번갈아가며 대표로 선임하고 있다. 단순 경력만이 아닌 전문성과 역량 중심의 인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후 성장 기틀 마련

iM캐피탈은 초대 대표로 김기주 전 대표를 선임했다. 김기주 전 대표는 대구은행(현 iM뱅크) 출신으로 신탁부와 자금부, 자금시장본부, 서울본부 등을 거쳤다. 캐피탈 업권과 관련해 영업보다 자금시장에 대해 전문성을 지닌 인물이다. 그는 재임 동안 중소기업과 서민금융 특화 상품을 취급하며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


후임 대표로는 자금시장본부장을 맡고 있던 박창호 전 대표를 선임했다. 김기주 전 대표에 이어 은행 출신 인사 기조를 이어갔다. 박창호 전 대표는 주로 영업점에서 근무했으며 국제업무부장과 성서영업부장, 동남본부장 등을 지냈다.

박 전 대표는 부임 첫해 기업대출과 리스에 집중하며 자산을 공격적으로 확대했으나 역성장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iM캐피탈의 성장도 정체되면서 박 전 대표는 2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임했다. 이는 업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지주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DGB생명(현 iM라이프)가 보험업에 오랜 경력을 쌓은 오익환 전 대표를 영입해 성과를 거두면서 iM캐피탈도 외부 영입으로 선회했다.

DGB금융은 전문경영인 영입에 나서며 여전업 경력만 25년 이상인 이재영 전 대표를 선임했다. 이재영 전 대표는 연합캐피탈 영업본부장과 GE캐피탈 부사장,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전무 등을 지냈다. iM라이프에 이은 두 번째 외부전문가 수혈이었다.

이재영 전 대표 체제 아래 iM캐피탈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기계금융 중심의 취급 자산을 자동차금융과 기업금융으로 확대하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총자산은 3조원대로 중형 캐피탈사 수준으로 몸집을 키웠으며 이익 규모는 5배 이상 성장했다. 영업 성과에 기반해 이재영 전 대표는 가장 긴 시간인 4년 4개월간 대표직을 수행했다.

◇김병희 대표 올해 임기 만료, 차기 대표 인선은

이재영 전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은 건 은행 출신의 서정동 전 대표다. 서정동 전 대표는 팔달영업부, 성서공단영업부, 수도권본부 등 일선 영업현장에서 비즈니스 경력을 쌓았다. 본점에서는 여신본부장을 맡으며 여신부문에 대한 전문성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정동 전 대표는 2년간 재직하며 수익 기반의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을 두 축으로 고수익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부임시 주문받았던 리스크관리도 강화했다. 리스크관리 대책반을 신설해 건전성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며 지표를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


iM캐피탈은 다시 한번 외부전문가를 영입하며 전문성과 역량 중심의 인사 기조를 이어갔다. 김병희 현 대표(사진)는 여전업에서만 20년 이상 근무한 여신금융 전문가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에서 리스크본부장과 커머셜본부장, 기업금융담당 등을 역임했다. 리스크관리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전문성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김병희 대표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역대 대표들의 임기를 보면 2년을 넘긴 대표는 이재영 전 대표와 김병희 대표뿐이다. 김병희 대표는 2022년에 부임해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DGB금융이 시중금융그룹으로 재탄생한 만큼 주요 계열사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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