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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그 이후

턴어라운드 한화오션, 그룹 가외 비용 확대 '제동'

흑전 덕 지분법손실 70% 축소…'한화임팩트' 그룹 기여도는 하락

김소라 기자  2024-08-23 07:30:48

편집자주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빅딜(Big Deal)'은 기업의 운명을 가른다. 단 한 건의 재무적 이벤트라도 규모가 크다면 그 영향은 기업을 넘어 그룹 전체로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긍정적일수도, 부정적일수도 있다. THE CFO는 기업과 그룹의 방향성을 바꾼 빅딜을 분석한다. 빅딜 이후 기업은 재무적으로 어떻게 변모했으며, 나아가 딜을 이끈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재무 인력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한화오션이 그룹 가외 비용이 확대되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 영업 손실폭을 줄여 그룹 지분법 손실분이 추가로 늘어나는 것을 억제했다.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 연결 손익계산서 상 한화오션으로부터 잡히는 지분법 손실이 1년 새 5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다만 올 상반기 한화가 인식한 전체 지분법 손실은 전년대비 증가했다. 주요 계열사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 법인들의 손실분이 확대된 영향이다. 한화그룹은 현재 100여개 이상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지분법 이익이 상당분 반영됐던 화학 사업체 '한화임팩트' 기여도도 마찬가지로 크게 위축됐다.

한화그룹은 올해 한화오션에서 잡히는 연결 손실을 덜어냈다. 구체적으로 영업외 비용으로 반영되는 지분법 손실이 감소했다. 전년 상반기 780억원 가량 잡혔던 한화오션 지분법 손실은 당반기 220억원으로 축소됐다. 손실폭을 기존 대비 70% 이상 줄였다.

이는 한화오션이 당해 유의미한 영업 실적 개선에 성공한 덕이다. 한화오션은 올 상반기 430억원의 연결 영업 이익을 내며 전년대비 흑자 전환했다. 매출 규모 자체가 늘어난 덕에 이익분을 새로이 확보할 수 있었다. 상반기 말 한화가 인식한 한화오션 장부가액은 2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2조1700억원) 대비 약 25% 늘었다.

다만 한화가 인식한 지분법 손실에 투자 자산 금액을 초과해 인식되는 손실분이 포함된 탓에 결과적으로 한화오션 지분법 손익은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한화오션 영업 실적 반등 배경으론 대내외적 요인이 두루 꼽힌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금년도 누적 매출 증가는 2022년 하청지회 파업 등으로 인한 공정 부진이 정상화되며 건조 물량이 증가한 것과 상대적으로 고가인 액화천연가스(LNG)선 매출 비중이 상승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이라며 "향후에도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지분을 직접 보유한 계열사들도 자연스레 재무제표 상 효익을 거뒀다. 그룹 내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14%)와 '한화시스템'(11.57%)이 대표적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변화가 주요하게 잡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상반기 지분법 손실을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전년도 전체 지분법 손실의 약 90%를 차지했던 한화오션 비중을 크게 축소한 덕이다.

한화오션 안정화 작업은 향후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한화로부터 해상풍력 및 플랜트 사업부를 신규 양수하며 외형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수 사업부 기존 영업 계약 일체를 이관받음에 따라 단기적으론 매출액 확대를 점치고 있다. 지난해 사업연도 기준 플랜트 사업부 매출액은 6800억원으로 집계된다. 당해 한화오션 연결 매출액의 약 9% 규모다.


다만 한화가 올 상반기 인식한 전체 지분법 손실은 확대됐다. 전년대비 30% 증가한 1370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을 비롯해 지난해 가장 손실분이 크게 잡힌 관계 법인 '여천NCC' 모두 당해년도 영업 성적이 호전됐으나 나머지 계열사들이 부진했던 탓이다. 반기 말 한화 그룹 전체 계열 법인은 115개다. 해당 법인에서 총 740억원의 지분법 손실이 발생, 전년(110억원) 대비 마이너스 전환했다.

주력 화학 계열사인 '한화임팩트' 영업 위축도 작용했다. 상반기 한화임팩트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약 10배 급감한 87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한화 연결 손익계산서에 반영된 지분법 이익도 5억원에 채 못미쳤다. 지난해 해당 이익분이 415억원 가량 반영됐던 것을 고려하면 그룹 영업 실적 기여도가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한화임팩트는 그룹 자본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영업 성과는 위축됐으나 지분 투자 성적이 개선된 영향이다. 보유 매도가능 증권 평가손익이 반영되는 기타포괄손익의 경우 한화임팩트는 올해 총 1540억원을 인식했다. 그 결과 총 포괄손익이 지난해 대비 1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화임팩트는 현재 미국 태양광 업체를 비롯해 다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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