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DGB금융 인사 풍향계

이사회국장 '부사장→부장' 격하, 지배구조 개혁 일단락

강정훈 부사장 빈자리에 이창영 부장 취임…6년 걸친 쇄신 마치고 '관리 모드' 전환

최필우 기자  2024-08-07 11:18:26
DGB금융이 6년에 걸친 지배구조 개혁 작업을 일단락했다. 수년째 임원에게 맡겨 온 이사회사무국장 자리를 부장급 인사에게 넘겼다. 다른 은행지주에서는 통상적으로 부장이 이사회사무국장을 맡는다.

그간 새롭게 구축한 이사회사무국 시스템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고질적 문제로 꼽혔던 제왕적 지배구조 틀을 깨고 이사회 중심 경영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임원이 나서야 했으나 이젠 현상 유지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사회사무국장 직급 상향, 이사회 독립성 보장 차원

7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최근 이사회사무국장을 맡았던 강정훈 부사장을 iM뱅크 경영기획그룹장으로 발령내고 빈자리를 이창영 부장으로 채웠다. 이 부장은 피플&컬처부를 이끌던 인물로 그룹 인사 업무를 맡아 온 인물이다.

DGB금융 이사회사무국장이 부장급으로 바뀐 건 3년 6개월 만이다. 황병우 DGB금융 회장이 부장급이었던 시절인 2019년 이사회사무국장에 취임해 직책을 유지한 채 2021년 상무가 됐다. 황 회장의 후임 이사회사무국장은 강정훈 iM뱅크 경영기획그룹장 부행장이다. 강 부행장은 2022~2023년 전무 직급으로 이사회사무국장 역할을 수행했고 부사장으로 승진한 올해도 이사회사무국을 이끌었다.

이사회사무국은 이사회 운영과 사외이사 업무를 지원하는 성격의 조직이다. 은행지주는 통상 부장급 인사를 이사회사무국장으로 기용하고 있다. DGB금융은 은행권에서 흔치 않게 임원에게 이사회사무국장을 맡긴 것이다.

이같은 인사에는 김태오 전 DGB금융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 김 전 회장은 2018년 취임 후 이사회가 경영 중심에 설 수 있게 하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매진했다. 이 과정에서 계파주의나 연고주의에 익숙한 일부 행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이사회 독립성을 보장하려면 이사회사무국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었고 임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황 회장과 강 부행장이 이사회사무국을 이끄는 동안 DGB금융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사회사무국이 주도하는 CEO 승계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았다. 또 이사회가 외부 자문기관과 연계해 CEO와 사외이사를 선임하도록 해 공정성을 담보했다. 김 전 회장 체제 키맨으로 분류되는 임원들이 잇따라 이사회사무국을 이끌면서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힘이 실렸다.

◇지배구조 모범관행 도입, 지속가능성 확보

김 전 회장에 이어 황 회장이 취임하면서 DGB금융은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CEO 승계와 사외이사 선임 프로그램을 도입한 데 이어 CEO 후보군 양성, 사외이사 교육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황 회장은 이사회사무국 시스템이 자리를 잡은 만큼 임원 기용 관행을 이어갈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은행지주와 마찬가지로 부장급 인사를 통해 관리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이 된 것이다.

금융 당국이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발표하고 주요 원칙을 제시한 것도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요인이다. DGB금융은 금융감독원이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수립하는 단계부터 자체적인 선진화 노력 사례를 공유했고 대부분의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 앞으로 현 체제를 유지, 발전시키는 선에서 지배구조를 관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