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가 밸류업 달성을 위해 출범 이래 최초로 자사주 소각에 나선다. 3년간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다. 자사주 소각 규모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밸류업의 신뢰도를 높였다. 다만 증권 계열사 지분 매입을 위해 200억원의 자사주는 소각을 보류해 아쉽다는 평가다.
DGB금융이 자사주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OK저축은행도 보유 지분을 매각해나가야 한다. OK저축은행은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동일인 지분 보유 한도 10%를 초과할 수 없다. OK저축은행은 DGB금융 밸류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이래 최초 자사주 소각 나선다 기업가치제고계획에 따르면 DGB금융은 중간 목표로 2027년까지 ROE 9% 및 CET1 12.3%를 달성해 총주주환원율을 40%대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말 기준 주주환원율이 28.8%인 것을 고려하면 3년 안에 11.2%포인트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2011년 지주 출범 최초로 자사주 소각도 단행한다. DGB금융은 주주환원율 40% 달성을 위해 3년 간 자사주 약 1500억원을 매입 후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간 DGB금융의 주주환원은 배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주주가치 제고의 빠른 진전을 위해 자사주 정책 규모를 대폭 늘린 모습이다.
자사주 소각 규모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점은 고무적이다. JB금융, BNK금융 등 지방금융지주는 물론 시중은행 금융지주 중에서도 배당성향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을 제시했을 뿐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공표한 곳은 많지 않다. KB금융 정도가 PBR(주당순자산가치) 1배 도달시까지 자사주 1000만주 이상을 매입·소각하겠다고 밝혔다. DGB금융이 자사주 계획을 구체화한 만큼 밸류업의 신뢰성도 확보했다.
다만 지난해 매입한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는 1500억원 소각 계획에서 배제돼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DGB금융 주가가 여타 은행주와 대비해 낮은 만큼 주주환원 정책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DGB금융은 지난해 5월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iM증권의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해 자사주 활용을 고려 중이다.
◇OK저축, 초과 지분 매각해 차익 실현 나선다 DGB금융이 큰 폭의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대주주 지분율에도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발행 주식수가 감소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현재 DGB금융의 최대주주는 OK저축은행으로 상반기말 기준 지분율은 9.55%다. 지난 3월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주식을 매도하고 OK저축은행은 매수를 단행하며 위치가 바뀌었다. OK저축은행은 4월에도 1%포인트 가량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금융지주 동일인 지분 보유 최대 한도인 10%에 가깝게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자사주 매입 소각이 진행됨에 따라 OK저축은행의 지분이 10%를 초과한다면 해당 지분에 대해서는 매각 수순을 밟아야 한다. OK저축은행 측에서도 DGB금융의 밸류업 계획 실행에 차질이 없도록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OK저축은행은 앞서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명시하고 확인서를 통해 경영권 영향 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DGB금융이 밸류업 계획대로 주주가치를 높여간다면 OK저축은행 입장에서도 지분 매각을 통해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게 된다. OK저축은행은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JB금융의 주식 100만주 이상을 처분해 수익을 거뒀다. JB금융은 밸류업 프로그램 실행과 함께 올해 주가가 40% 가량 상승했다. OK저축은행은 JB금융의 3대주주다. 지분 매도로 보유 지분율은 10.12%에서 9.95%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