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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밸류업 점검

높은 카드사업 의존도…데이터 사업, 수익 연결 기대

⑨비카드·글로벌 사업 기반 취약…데이터 후발주자지만 빠른 대응

이기욱 기자  2024-07-23 07:09:24

편집자주

'K-밸류업'이 금융권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업계를 대표하는 은행계열 금융지주사들은 앞 다퉈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있으며 CEO들은 해외 IR에 온 힘을 쏟고 있다. 2금융권 역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서 자유롭기 힘들 전망이다. 현재 카드업계의 시선은 '삼성카드'에 쏠리고 있다. 업계 유일한 상장사로서 카드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카드의 기업가치 변화 흐름과 기업가치 제고 전략 등을 살펴본다.
삼성카드의 사업구조상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수익 다변화다. 신용판매 사업이 수익의 대부분의 책임지고 있다. 할부금융·리스 등 비카드사업은 물론 글로벌 사업 역시 경쟁사 대비 기반이 부족하다. 특정 사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기업 가치 평가에 부정적 요인이 된다.

수익 다변화는 데이터 사업에 좌우될 전망이다. 대주주 삼성생명의 기관경고 징계로 인해 신사업 출발 시점은 다소 뒤쳐졌지만 데이터 플랫폼 신규 출시, 비금융사 협업 등을 통해 성장 동력을 키우고 있다.

◇비카드 사업 비중 14.9%→3.32% 하락…글로벌 거점 전무

1분기말 기준 삼성카드의 영업자산은 24조6259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카드자산은 23조8068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96.7%를 차지한다. 지난해말(96.45%) 대비 그 비중이 0.25%포인트 확대됐다. 국내 7개 카드사 중 카드 자산의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곳은 현대카드와 삼성카드가 유이하다.

삼성카드의 본업 집중 전략은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일반 대출 채권의 경우 최근 10년내 비중이 일관되게 1%를 넘은 적이 없지만 할부금융과 리스의 경우 과거 대비 자산이 크게 축소됐다.

할부금융 자산은 지난 2018년말 최근 10년내 최대 규모인 1조7515억원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말 7389억원으로 급감했다. 1년 동안 57.8%나 감소했으며 영업 자산내 비중도 8.49%에서 3.7%로 4.79%포인트 감소했다.

리스자산은 보다 이른 2015년부터 줄어들었다. 2015년말 전년 대비 3.6% 늘어난 1조4759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2년까지 7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22년말 4016억원에서 지난해말 4071억원으로 소폭 늘어났지만 올해 1분기말 4018억원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2015년말 대비 감소율은 72.8%에 달한다. 영업자산 내 비중도 8.57%에서 1.63%로 6.94%포인트 감소했다.

신기술금융 자산은 여전히 취급하지 않고 있다. 전체 비카드 자산 비중은 2017년말 14.9%까지 확대됐으나 현재 3.32%로 10%포인트 이상 줄어들었다.

금융권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글로벌 사업 부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해외 현지 법인과 영업 점포 등이 전무한 상태다. 경쟁사 신한카드의 경우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 등 4개국에 현지 법인을 운영하며 수익원을 넓혀 나가고 있다.

◇수익 의존도도 85%…블루 데이터 랩 등 신사업 박차

불균형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로 인해 삼성카드의 수익 구조 역시 카드사업에 극심하게 쏠려 있다. 지난해 삼성카드의 총 수익은 4조42억원으로 이중 신용판매 수익이 2조4164억원으로 60.34%를 차지하고 있다.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금융수익이 1조35억원으로 25.1%를 차지했다. 카드사업 전체 비중은 85.44%다. 할부금융수익과 리스수익의 비중은 5.41%로 자산 비중(3.32%)에 비해서는 비중이 크지만 절대적으로는 매우 작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카드사업 위주의 포트폴리오는 현재 삼성카드의 높은 수익성을 가능하게 했던 핵심 전략이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가치 평가에서는 약점 중 하나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특정 사업에 의존도가 높은 포트폴리오는 소수 악재에도 쉽게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가 수익 다변화의 타개책으로 선택한 분야는 플랫폼과 디지털이다. 지난 2022년 4월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 플랫폼 모니모를 출시하며 타 금융사와의 본격적인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근 KB국민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모니모 회원 전용 입출금통장을 출시하고 플랫폼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방침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특히 데이터 사업의 성장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카드는 모회사 삼성생명의 '기관경고' 제재로 인해 경쟁사들보다 한 발 늦게 데이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6월이 돼서야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삼성카드는 올해 곧장 데이터 플랫폼 '블루 데이터 랩'을 출시하는 등 발 빠른 대응을 보여주고 있다. '블루 데이터 랩'에서는 △BLUE인덱스(빅데이터 기반 통계지수) △BLUE데이터톡(데이터 분석 리포트) △데이터상품(유료 고객 맞춤형 리포트 서비스) 등이 콘텐츠로 제공된다.

데이터 상품 질에 따라 유료 고객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구조다. 이에 삼성카드는 비금융사 협업을 늘리는 등 데이터 상품 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5월 유통기업 아모레퍼시픽과 데이터 업무 제휴를 체결하고 고객 데이터 교류·결합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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