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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 신사업 투자는 '리조트' 뿐…본업에 충실

[Up]⑤2010년대 이후 SBR·Latex·BPA·MDI·EDPM 등 주요 생산 시설 꾸준히 증설

박기수 기자  2024-07-15 14:30:06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구조에는 스토리가 있다. 어떤 기업이 현재의 재무구조를 갖추기까지에는 수많은 원인이 있다. 경영자의 크고 작은 판단과 급변하는 외부 환경을 비롯해 기업집단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리스크 혹은 이슈까지 모두 '원인'에 포함된다. THE CFO는 재무구조를 개선한 기업들의 스토리를 기록한다. 한 기업의 재무상태가 어떤 원인 때문에 어려워졌었고,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 요소가 무엇이었는지 조명하며 현 재무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알아본다. 반대로 어떤 기업의 재무 상황이 악화됐을 경우 그 배경과 원인에 주목해본다.
영업활동현금흐름 내의 투자가 이뤄졌다고 해서 2010년대 이후 금호석유화학의 본업 경쟁력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금호피앤비화학·금호폴리켐·금호미쓰이화학·금호티앤엘 등 주요 계열사들은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시설 증설을 단행해 왔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본업과 상관 없는 '이종 산업'으로의 투자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본업 경쟁력 확보에 '충실', 주요 생산 시설 꾸준히 증설

금호석유화학은 2010년 자율협약 체제에 들어섰지만 이와 상관없이 본사와 자회사들이 일제히 투자 활동에 들어섰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2011년 4월 합성고무 SSBR 6만톤과 ESBR 8만톤 증설에 1215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2012년 여수에너지 증설(4258억원), 2015년 율촌 바이오매스 발전소(830억원), 2021년 NB라텍시 증설(2765억원) 등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하게 CAPEX를 집행했다.

주식 취득도 이뤄졌다. 2021년 금호홀딩스 홍콩 법인과 금호폴리켐 잔여 지분 50% 취득에 각각 150억원, 1513억원을 지출하기로 했다. 2021년에는 OCI와 자기주식 스왑 계약도 체결했다.

주식 처분은 취득 건에 비해 사례가 적었다. 대부분 2000년대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 위기로 빚어진 결과물이었다. 대표적으로 2010년 2월 금호생명보험 매각(928억원),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각(952억원), 2011년 금호타이어 주식 매각(257억원), 2016년 대우건설 주식 일부 매각(307억원) 등이 있었다. 주식 매각의 사례가 적었다는 점은 한계사업이 그만큼 적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금호피앤비화학과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켐 등도 2010년대 이후 고유 사업 영역에서 꾸준히 생산 능력을 늘려왔다. 금호피앤비화학의 경우 비스페놀-A(BPA) 증설과 페놀·큐멘 등 다운스트림 화학 제품에 대한 증설을 이어왔다. 금액도 BPA의 경우 2011년 1350억원, 2018년 2000억원을 집행하는 등 큰 규모의 지출이 이뤄졌다. 2012년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유동성 위기를 유발했던 CJ대한통운 보유 주식을 398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MDI 생산 기업인 금호미쓰이화학도 2010년대 이후 증설이 이뤄졌다. 2011년과 2015년, 2021년, 2022년 등 총 네 차례 결정된 증설에서 금호미쓰이화학이 쓴 금액만 1조원이 넘는다. 증설은 총 55만톤이 이뤄졌다.

금호폴리켐은 일본 기업 JSR과 50대 50 합작사였다가 2021년 금호석유화학의 100% 자회사가 됐다. 고기능성 특수합성고무(EDPM) 생산 법인인 금호폴리켐도 2011년과 2013년, 2022년 등 EDPM 증설을 단행했다.

◇유일한 이종 산업 투자 '금호리조트'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그룹 내 자회사들의 특징은 본업 외 이종 산업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호석유화학은 글로벌 수급 상황에 수익성이 좌우되는 범용 중심의 업스트림 제품이 아닌 다운스트림 화학사다. 증설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데 시장 상황에 휘둘리는 업스트림 기업 대비 이종 산업 투자에 대한 필요성이 비교적 적었을 가능성이 크다.

금호석유화학의 유일한 이종 산업 투자는 2021년 금호리조트 인수다. 금호석유화학과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은 각각 1604억원, 800억원을 들여 금호리조트의 지분을 인수했다. 2000년대 후반 그룹 유동성 위기로 외부에 팔린 금호리조트를 금호석유화학이 다시 인수했다. 금호리조트는 작년 매출 1083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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