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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보험사 CRO 릴레이 인터뷰

농협생명 "리스크 조직 확대 개편…불확실성 대비"

조성빈 CRO "감리파트·리스크전략팀 신설…종신보험 확대 노력, 비상관리계획 수립"

김영은 기자  2024-07-15 07:15:06

편집자주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는 어느 금융업계보다 세심한 관리를 요한다. 게다가 2023년 보험 부채를 시가평가하는 IFRS17과 킥스 제도의 도입으로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는 보다 복잡해지고 있다. 리스크 변동성이 더욱 커지고 보험사의 위험 관리 문화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리스크 조직을 총괄하고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중책을 맡은 CRO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보험사의 키맨으로 떠오르고 있는 CRO에게 리스크 관리 현황과 앞으로의 전략을 들어봤다.
농협생명은 킥스 도입 이후 리스크관리 조직의 확대 개편을 단행했다. 과거에는 CRO 산하 1개 팀이 리스크 관리를 전담했으나 자산건전성 부문을 담당하는 감리파트와 내부통제를 위한 리스크전략팀이 신설되며 조직 역량이 강화됐다.

농협생명의 리스크 관리 조직을 총괄하는 조성빈 부사장(CRO)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보험업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을 설명했다. 농협생명은 킥스 도입 후 안정된 지급여력비율을 바탕으로 순자산의 금리 민감도를 줄이고 위기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등 리스크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킥스 도입 후 자본적정성 개선…2팀 1파트 체제로 관리 역량 강화

30년이 넘게 보험업에서 커리어를 쌓은 조 부사장은 그 중에서도 재무·리스크 업무만 22년을 지낸 재무 전문가다. 조 부사장은 1994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영업 및 계리, 기획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이후 2012년부터 농협생명으로 적을 옮긴 뒤 회계팀 팀장, 경영관리팀 팀장, 재무관리단장을 거쳐 2023년 1월부터 CRO 직을 역임하고 있다.

특히 조 부사장은 IFRS17과 킥스 도입 당시 재무관리단장을 지냈다. 새 회계기준 도입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과도기 과정을 총 책임졌다. 새 회계제도 도입 후 ALM 관리 및 계리적 가정에 대한 전문성이 중요해진 만큼 재무관리 및 경영관리 근무 경험을 토대로 리스크 조직을 이끌고 있다.

농협생명은 킥스 도입 전 자본적정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RBC제도 하에서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손실이 커지며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감소했다. 2022년 3분기 RBC비율은 106.82%로 떨어지며 법정 기준치를 간신히 웃돌았다.

그러나 킥스 제도 도입 후 부채에 대한 시가평가가 이뤄지자 안정을 찾았다. 조 부사장은 "지난해 CRO로 부임하며 신지급여력제도 안착과 안정적인 재무건전성 관리에 주력했다"며 "킥스 도입 이후 부채 원가평가로 인한 순자산 왜곡이 해소되며 지급여력비율이 상승했고 1분기말 현재 경과조치 적용 전 킥스비율은 214%로 관리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농협생명은 신제도 도입에 따른 충격 완화를 위해 경과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조치 적용 전 킥스비율도 200%를 상회하고 있어 자본적정성 우려에서 다소 벗어난 모습이다. 조 부사장은 "경과조치 적용 효과가 매년 감소하는 만큼 그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중장기 관점의 필요자본 적정 규모를 병행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 조직도 더욱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농협생명의 리스크 조직은 과거 CRO 산하 1개 팀으로 운영되었으나 지난해 4월 감리파트가 추가되고 올 1월 리스크 전략팀이 신설되며 현재 2팀 1파트 체제로 개편됐다.

조 부사장은 “감독 규제 강화와 금융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관리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며 “감리파트를 통해 경기 둔화 및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비한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에 나섰고 내부통제 강화와 내부검증 수행을 위해 리스크전략팀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금리민감도 완화·위기대응 역량 강화 주력"

농협생명은 시장금리 및 신회계제도 도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보험업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순자산의 금리민감도를 완화하고 위기대응 역량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자산과 부채의 매칭이 되지 않을 경우 금리 변동에 의한 순자산가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듀레이션갭 관리가 중요하다. 조 부사장은 "현재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을 상회하여 부채 듀레이션 장기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2027년까지 예정된 보험부채 할인율 산정기준 강화로 듀레이션 갭 개선이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금리대별로 자산운용 목표 듀레이션을 부여하고 만기가 긴 종신보험 위주로 부채 포트폴리오 확대를 유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 상황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도 마련했다. 현재 농협생명은 킥스비율과 위험자본비율에 기초해 3단계로 나눠 위기 판단 기준을 설정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관리계획이 마련되어 있다.

더불어 NH금융지주 차원에서도 상시적으로 위기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농협생명은 NH금융지주의 '자체정상화계획' 상 중요 자회사로 선정되어 있어 지주 차원에서도 당사 K-ICS비율을 매월 발동지표로 모니터링 중"이라며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할 경우 금융지주 차원에서 위기상황 해소를 위해 총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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