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의 수소 사업 관련 핵심 관계사로 급부상 중인 롯데정밀화학이 연구 조직 내 암모니아·수소 태스크포스(TF)를 2년 만에 사업부로 격상시켰다. 연구소에 꾸린 TF를 기존 케미칼 사업부에 합류시키며 상업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조직 개편은 모기업인 롯데케미칼이 신성장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사업 개편을 추진 중인 것과 무관치 않다. 석유화학 산업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대적인 체질개선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도다. 미래 먹거리로 기초화학과 수소에너지,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를 낙점한 바 있다.
◇'연구 조직' 사업부로 합류…암모니아·수소 '본격화' 롯데정밀화학은 최근 암모니아·수소 TF를 케미칼 사업부로 합류시켰다. 앞서 TF는 2022년 4월 연구소 내에 신설돼 암모니아 분해 수소 기술 확보와 관련해 실증 파일럿 구축 및 검증, 상업공장용 설계 자료 확보, 관련 국책과제 관리 및 실행 등의 업무를 2년간 담당해 왔다.
과거 롯데정밀화학이 만든 TF 중에서는 사업부문이 되지 않고 사라진 곳들도 있다. 암모니아·수소 TF가 사업부문이 됐다는 것은 이 사업이 롯데정밀화학에서 힘을 쏟을 주력 사업이 됐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암모니아·수소 사업 시너지를 더욱 강화하고, 구체화하기 위해 사업부로 합류하게 됐다"며 "연구 단계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으며, 사업의 수익성 및 의사결정 단계를 효율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암모니아와 그린소재를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 2월 울산에 암모니아 재수출 설비 구축을 완료했고, 500억원(4000만달러), 2만5000t급 규모의 암모니아 운송 선박 구매 계약을 마쳤다. 2030년까지 청정 수소 암모니아 사업에서만 1조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롯데정밀화학은 4월부터 암모니아 초도 물량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수출 물량은 베트남 향 8500톤이다. 별도로 동북아 시장에도 3만톤의 수출 계약을 완료된 상태다. 롯데정밀화학은 베트남 수출을 시작으로, 올해 동아시아 대상의 유통량을 늘릴 계획이다.
◇실적 부진에도 R&D 매진…재무는 '청신호' 롯데정밀화학은 건전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업계에 드리운 위기를 타개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감소세지만, 꾸준한 연구개발(R&D)로 미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올 1분기 영업이익 1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4.3% 감소했다. 매출은 39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감소했다. 순이익은 834억원으로 55% 줄었다. 중국발 저가 공세에 따른 수요 부진과 판가 하락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실적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롯데정밀화학은 실적 부진에도 R&D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눈을 돌리며 암모니아 수소 생산 기술 확보와 스페셜티 케미칼 등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R&D 비용으로 175억원을 사용해 전년(147억원)보다 18억원을 더 투자했다. 업황 불황에도 매출 대비 R&D 비중을 1%대로 다시 끌어올리며 기술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올 1분기도 R&D에 전년보다 3억원 더 많은 46억원을 투자했다.
R&D 투자를 늘릴 수 있는 배경에는 건전한 재무건전성이 꼽혔다. 1분기 수익성 악화에 장기차입금을 전분기(72억원)보다 1046억원 늘렸지만, 단기차입금은 0원을 유지해 차환이나 상환 리스크가 비교적 작다.
롯데정밀화학의 1분기 기준 부채총계는 4203억원으로 나타났다. 전 분기(2940억원)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9.3%, 5.1%로 집계됐다. 통상 부채비율은 100%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안정적으로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