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리스크가 아직 잔존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업종 부진 여파로 2년 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내면서 좀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신용등급이 AA+에서 AA0로 하향조정됐고 등급 하락 여파로 일부 계열사의 신용등급도 조정된 바 있다. 등급 조정이 된 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등급 하향 우려가 있다. 1분기에도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하향 트리거를 모두 충족하고 있어서다.
◇ 1분기 영업손실 1353억 기록…등급 하락 이후에도 실적 회복 요원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5조861억원, 영업손실 1353억원, 당기순손실 6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0.9% 늘어났지만 영업손실폭(지난해 1분기 53억원)이 대폭 확대됐다. 순손익의 경우 지난해 1분기 순이익 2252억원이었으나 적자로 전환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경우 1715억원으로 1년 전 대비 819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금예금 규모는 4조3919억원, 차입금은 10조7575억원이었다.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은 각각 72%, 31.2%였다. 1년전 대비 각각 6.6%포인트, 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2022년부터 부진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022년 매출은 22조2761억원, 영업손실 7626억원을 기록했고 2023년 매출은 19조9464억원, 영업손실 3477억원이었다. 2년간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이다. 첨단소재의 양호한 이익창출에도 기초화학 부문에서의 부진이 이어진 탓이다.
현재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신용평가사 3사 모두 AA0,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정기 신용평가에서 신용평가사 모두 'AA+, 부정적'에서 한 노치 조정한 것이다. 2022년 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인후 재무부담이 확대되면서 등급전망에 '부정적'이 달렸고 반년만에 하향조정됐다.
◇ 신용평가사 3사 등급 하향 조건 모두 충족…등급 전망에 쏠리는 눈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실적 부진으로 롯데케미칼은 신용등급 하향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제시한 롯데케미칼의 등급 하향 가능성 증가 요인은 △ 주력 제품 경쟁 심화 등으로 사업안정성이 저하되는 가운데 △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지표 5% 미만 △ 연결기준 순차입금/ EBITDA 지표 4배를 지속적으로 초과할 경우였다.
한국기업평가의 하향변동요인은 순차입금/ EBITDA 배수가 3.5배 초과일 경우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기업평가와 동일한 지표를 보고 있고 5배를 지속적으로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는 경우 하향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올해 1분기말 기준으로 EBITDA마진율은 3.4%이며 순차입금/EBITDA 배수는 37배까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결과적으로 신용평가사 3사가 제시한 등급 하향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AA0 등급으로 떨어진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AA-로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당장 등급을 바꾸기보다는 전망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석유화학 사업 부진이 지속되고 신사업의 초기 투자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주요 재무지표가 신용등급 하향가능성 증가 기준을 충족하는 등 추가 신용도 하향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라며 "중단기 이익창출력 전망과 향후 비주력 사업재편, 투자계획 변경에 따른 재무구조의 변화 방향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IR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재무건전성 제고(잉여현금흐름 개선) 등을 공언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대표는 "사업 운영 전반에서 적극적으로 효율화를 추진하고 투자 리스크를 관리해 더 많은 잉여현금을 창출할 것"이며 "단기적으로는 재무적 안정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성과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