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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중공업, 올해 6565억 상환 임박…"만기연장 가닥"

보유 현금보다 약 2배 많은 단기차입금…산업은행 포함한 채권단과 '연장' 협의할 전망

양도웅 기자  2024-05-17 10:09:44

편집자주

태영건설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부실우려가 커지면서 여타 건설사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이 맞물려 건설사들의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일부 업체는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별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이들 앞에 놓인 당면과제를 살펴봤다.
HJ중공업이 지난해 보유 현금을 늘렸지만 올해 1년 내 갚아야 하는 채무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차입금이 보유 현금의 약 2배인 6565억원에 달한다. 채권자들과 협의해 만기를 연장하거나 이자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상환자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는 만기 연장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HJ중공업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보유 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예금+단기투자금융자산)은 총 367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5%(2015억원) 증가했다. 2021년 9월 동부건설 컨소시엄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최대 규모의 현금 보유량이다.

현금 보유량 증가는 운전자본 관리 덕분이다. HJ중공업은 건설과 조선업을 하는 과정에서 발주처와 시행사 등으로부터 계약금과 공사대금 등을 계약부채와 선수금 등의 명목으로 먼저 받는다. 공사 진행에 앞서 먼저 돈을 받기 때문에 부채로 분류되지만 현금흐름에는 긍정적이다. 계약부채와 선수금 등이 '착한 부채'로 불리는 이유다.

지난해 계약부채 증가로 HJ중공업에는 1441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또한 원재료 매입대금과 비용 지급 등을 이연하면서 약 1400억원의 현금이 추가로 유입됐다. 이 두 가지는 지난해 HJ중공업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향상시킨 결정적 요인들이다.


다만 문제는 여전히 보유 현금보다 상환해야 할 채무가 더 많다는 점이다. 특히 만기 1년 이상의 장기차입금 중 상당 부분이 만기 1년 이하로 줄어들면서,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포함)이 656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9%(5857억원) 증가했다. 같은 시기 보유 현금의 2배 가까운 규모다. 올해 안에 모두 갚아야 한다.

단기차입금의 차입처는 대부분 산업은행이다. HJ중공업은 과거 경영난에 빠졌을 때 산업은행과 에이치아이제6차 등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빌렸다. 에이치아이제6차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은행들이 설립한 곳이다. 이 과정에서 HJ중공업은 산업은행에 토지와 용지 등을 담보로 제공했다.

일단 단기차입금이 보유 현금보다 많기 때문에 상당부분 만기 연장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올해 갚아야 하는 채무 가운데 일부는 과거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협의를 통해 몇 차례 연장한 차입금이다. 영업흑자와 적자를 반복하고 있지만 매출이 증가하는 등 성장하고 있고 담보도 제공한 상태이니만큼 채권단도 다시 협상에 응할 수 있다.

올해 다시 한 번 연장 협의할 것으로 예상됨.

영업이익보다 큰 이자비용을 크게 줄이기 위해 보유 현금을 넘어서는 규모로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선 매출채권과 계약자산 등 공사대금 회수와 자산 매각 등이 병행돼야 한다. 매출채권과 계약자산 등에 대응되는 매입채무와 계약부채 등이 비슷한 규모로 있기 때문에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난해처럼 자산 매각이 추가로 필요하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상환보다는 (대출계약) 갱신 쪽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채권단과 협의에) 문제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주력 사업이 주택이 아니고 PF사업도 하지 않기 때문에 최근 건설부동산 PF 위기로부터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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