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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25주년' LIG그룹, 구본상·구본엽 형제 지배력 견고

①비상장 지주사 통해 계열사 거느려, 방산·IT·서비스 3대부문 구축

박동우 기자  2024-04-29 15:25:05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LIG그룹이 올해로 출범 25주년을 맞이했다. 금융업부터 건설업까지 사업을 다각화했으나 법정관리, 매각 등 구조조정을 거치는 시련도 겪었다. 현재는 방산·정보기술(IT)·서비스 3대 주력 사업부문을 구축한 기업집단으로 재편됐다.

'범LG가문 3세'이자 형제 관계인 구본상 회장·구본엽 부회장(사진)이 그룹 지배력을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구본상·구본엽 형제가 비상장 지주사 LIG 지분을 70% 가까이 소유하고 있다. LIG를 통해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를 확립했다.

◇'범LG가문 3세' ㈜LIG 소유 지분율 70%


LIG그룹은 1999년 LG화재해상보험(현 KB손해보험)이 LG그룹에서 분리되면서 태동했다. 2000년대 금융업에 국한하지 않고 사업 외연을 넓히는데 주력했다. 2004년에 LG이노텍에서 무기 제조·개발을 수행하던 시스템사업부(현 LIG넥스원)를 계열로 편입하며 확장의 첫 발을 뗐다. 2006년에는 건영, 2008년에는 SC한보건설을 잇달아 인수한 뒤 합병해 LIG건설을 설립했다.

하지만 건설업 진출은 LIG그룹에 부메랑으로 작용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 여파로 LIG건설이 설립 2년 만인 2011년 법정관리 수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법정관리 신청 계획을 세운 상태에서 투자자들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2151억원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를 배상할 자금을 마련할 필요성이 대두되며 모체였던 보험사가 2015년 KB금융지주로 매각됐다. 한 차례 시련을 겪은 LIG그룹은 △방위산업 △정보기술(IT) △서비스업을 위시하는 기업집단으로 재편됐다. 다만 핵심 수익원이던 금융업을 포기하면서 그룹 전체 실적은 10년새 12조원 수준에서 2조원대로 대폭 줄었다.

그룹 정점에 있는 지배주주는 구본상 회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비상장 지주사 LIG 주식 41.2%(2010만5999주)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 회장의 동생 구본엽 부회장의 지분율이 26.2%(1278만266주)로 뒤를 이었다. 두 사람은 '범LG가문 3세'로 고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의 장·차남이다. 2020년에 타계한 구 명예회장은 고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인 구철회 LG 창업고문의 첫째 아들이다.

구본상·구본엽 형제는 지주사 LIG를 거점 삼아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를 확립했다. 전체 계열사 28곳 가운데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2개사로 코스피 상장사 LIG넥스원과 코스닥 업체 이노와이어리스다. LIG넥스원은 2015년에 기업공개(IPO)를 단행했다. 2005년에 상장한 이노와이어리스는 2020년에 LIG넥스원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CGI와 손잡고 인수하며 그룹 품에 안겼다.


◇구 회장, LIG넥스원 미등기임원 겸직…'등기임원' 변동 관심사

계열사 면면을 살피면 LIG가 직접 출자한 회사는 5곳이다. 방산기업 LIG넥스원 주식 42%를 갖고 있다. 부동산 임대차 회사 휴세코, 국방·민간분야 IT 인프라 구축에 특화된 LIG시스템의 지분 일체도 소유 중이다. 이외에도 이동통신용 시험장비 제조사 이노와이어리스(30%), 외식업체 호박패밀리(85.9%) 지분을 확보했다.

창업주 일가는 계열사 지배에 국한하지 않고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구본상 회장이 LIG넥스원 경영임원 직책도 겸직하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수출 협의, 국외 판로 개척 등 해외사업을 수행하는 역할을 설정했다. LIG넥스원이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자리매김한 배경이 반영됐다.


다만 구 회장은 LIG넥스원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미등기임원이다. 과거 사법 처리된 이래 5년간 취업 제한을 받았다가 2021년에 법무부 승인을 받아 경영임원 직책을 맡았다. 올해 2월 특별사면을 계기로 구 회장이 복권된 만큼 등기임원으로 오를 기회가 열렸다. 하지만 LIG그룹은 구 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LI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이 겸직 중인 계열사 미등기임원 직위가 등기임원으로 언제 변동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다만 직위와 무관하게 구 회장은 국내 방위산업의 발전에 일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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