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EZ손해보험은 신 지급여력제도(K-ICS·킥스)에서도 높은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아도 킥스비율은 400%대를 웃돈다. 보험사 평균 킥스비율이 200%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업계 최상위권의 지급여력을 갖췄다고 평가할 수 있다.
킥스비율만 놓고 보면 건전성 우려가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신한EZ손보의 근본적인 재무체력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워낙 자산 사이즈가 작아 대내외 변수에 흔들리기 쉽다. 개선이 더딘 수익성이 재무체력 확보를 저해한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지급여력비율은 업계 최상위권…유상증자 효과 경영공시에 따르면 신한EZ손보의 지난 3분기 말 기준 킥스비율은 406.78%다.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은 각각 991억원, 244억원으로 나타났다. 단순 지급여력비율로만 따지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에 이은 손보사 2위권의 지급여력이다.
신한EZ손보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기 이전부터 이미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웃도는 200%대의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지급여력비율이 급상승한 시점은 IFRS17이 적용된 시기와 맞물린 2022년 4분기다.
신한EZ손보는 전략적 투자 협약을 맺은 KT, 더존비즈온에 유상증자를 단행해 8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이에 2022년 3분기 기준 199.32% 수준이던 지급여력비율이 같은 해 4분기에 620.75%(RBC)로 치솟았다. 유상증자로 가용자본이 510억원에서 1231억원으로 급증한 영향이다.
유상증자 효과는 IFRS17으로 인한 지급여력 저하를 보완했다. IFRS17에서 부채와 자산이 시가 평가됨에 따라 신한EZ손보의 가용자본은 2.8%(34억원) 감소하고 요구자본이 23%(45억원) 늘었으나 지급여력비율은 여전히 당국 권고치의 세 배를 웃도는 491.49%를 기록했다.
◇491%→654%→407% 널뛰기…불안 요인 내재 높은 지급여력비율을 갖췄어도 불안 요인은 있다. 소형 보험사로 자산 사이즈가 작다 보니 재무 지표 변동에 민감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한EZ손보의 자산총계는 2365억원(지난해 말 2612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의 합인 가용자본은 991억원에 불과하다.
실제로 지급여력 추이를 들여다보면 높은 민감도를 확인할 수 있다. 신한EZ손보의 지난해 상반기 지급여력비율은 654%로 1개 분기 만에 163%포인트만큼 껑충 뛰었다. 당국 권고치 150%를 한 번에 뛰어넘을 정도의 변화는 단 150억원가량의 지급여력 관련 금액 변동에 의해 발생했다.
가용자본은 1197억원에서 1117억원으로 줄었으나 요구자본이 243억원에서 171억원으로 감소하며 지급여력비율 상승을 견인했다. 요구자본 감소한 배경에는 보험가격위험, 준비금위험, 대재해위험 등으로 구성된 일반손해보험위험과 금리, 주가, 환율 등 변수에 따른 시장위험 감소가 자리한다.
대내외 변수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뛰어오른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언제든 부정요인으로 바뀔 수 있다. 지난해 3분기가 그 예다. 이번에는 일반손해보험위험액과 시장위험액이 2분기 대비 각각 38%(43억원), 85%(40억원) 감소하면서 요구자본을 30%(73억원) 늘렸다.
동시에 더딘 수익성 개선에 따른 결손금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가용자본이 13%(126억원) 감소하면서 지급여력비율이 247%포인트 급락했다. 가정이지만 또다시 비슷한 하락 폭이 발생할 경우 버퍼는 사라지고 간신히 당국 권고 수준을 유지하는 지급여력이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