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생명은 새 회계기준 IFRS17 도입이 단기 수익성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IFRS17의 손익항목 분류방식 및 금융자산 분류방식의 변화가 투자부문의 이익을 크게 줄인 결과로 이어졌다.
새 회계기준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부분도 있다. AIA생명은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순도 높은 CSM 잔고를 토대로 중장기적으로 손익을 개선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회계기준 변경에 줄어든 이익 펀더멘털 AIA생명은 2022년 결산공시를 통해 그 해 순이익 2731억원을 거둔 것으로 밝혔다. 그러나 2023년 결산공시에는 2022년 순이익이 1168억원으로 기록됐다. 무려 57.2%의 변동성이다.
2022년과 2023년 결산공시를 비교해 보면 AIA생명의 2022년 손익계산서의 핵심 변동 요인은 투자손익이다. 2022년 결산공시에서는 5372억원의 2022년 투자손익이 2023년 결산공시에서는 74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IFRS17 회계기준 도입으로 인해 기존에는 별도 손익계정으로 분류되던 책임준비금 전입액 항목이 투자영업비용 항목의 하위항목 중 하나인 보험금융비용으로 재편된 것이 하나의 이유다. 2022년 AIA생명의 책임준비금 전입액은 2732억원이었으며 이 금액이 새 회계기준에서는 투자손익의 마이너스 항목으로 반영됐다.
IFRS17 도입으로 기존에는 특별계정과 일반계정으로 나뉘어 분류되던 유가증권자산이 한꺼번에 일반계정상 당기손익 자산으로 분류된 것도 이유다. 2022년 결산공시에서 AIA생명은 당기손익인식 금융자산이 3447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023년 결산공시에서는 자산 재분류를 거쳐 당기손익인식 금융자산이 1조1496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당기손익인식 금융자산의 손익효과 역시 변동이 발생했다. 2022년 결산공시상 AIA생명은 2022년 당기손익인식 금융자산의 이익과 손실을 합쳐 마이너스(-) 1418억원의 손익효과가 발생했다. 그러나 2023년 결산공시에서는 손익효과가 -2099억원으로 수정됐다. 투자부문에서 681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새 회계기준 도입 이후 AIA생명은 2023년 순이익 1392억원을 내 전년 대비 19.2% 증가했다. 다만 회계기준 변경 전 2022년 실적과 비교하면 49% 줄어든 수치다. 회계기준 변경이 당장의 수익 규모에는 이롭게 작용하지 않은 셈이다.
◇CSM 산출에는 새 회계기준이 '긍정효과' 단기 실적 펀더멘털과 달리 장기적 실적 전망의 관점에서는 AIA생명이 새 회계기준으로 인해 긍정적 실적 효과를 볼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이는 AIA생명이 보험사 기대이익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AIA생명은 110조8834억원의 보유계약금액 중 93.5%에 해당하는 103조6321억원이 보장성보험에 집중돼 있었다. 이 기간 CSM은 1조4771억원으로 전체 보험계약부채 12조9375억원의 11.4%를 차지했다. 업계 평균인 9%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당장 2023년 말 기준으로 AIA생명의 CSM 중 향후 1년 이내, 즉 올해 당기손익으로 상각될 것으로 기대되는 금액만 1412억원으로 2023년 순이익 1392억원을 웃돈다. 올해 AIA생명은 보험 사업비율 관리와 투자자산운용에서 큰 실책을 범하지만 않는다면 순이익이 전년도를 웃돌 공산이 매우 크다는 의미다.
AIA생명은 CSM의 이익 상각금액이 3년 초과~5년 이하를 제외하면 기간이 멀어질수록 금액도 커지는 구조로 분포돼 있다. 10년을 초과하는 금액은 5239억원에 이른다. 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실적 펀더멘털을 갈수록 튼튼히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