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의 킥스비율이 감독기관 권고를 웃도는 수준에서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이다. 경과조치 적용 이후 지속적으로 자본적정성을 개선하며 건전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새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 제도가 도입되면서 지난해 9월말 기준 185.6% 수준까지 상승했다.
흥국생명은 건선정 부실 이슈를 피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경과조치를 신청했다. 요구자본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해 보험리스크과 주식리스크에 대해 경과조치를 적용받으면서 급한불을 끄는 모습이다.
흥국생명의 경과조치 적용 전 킥스비율은 2023년 6월 말 기준 108.6%로 집계됐다. 이는 보험업법상 규제비율인 100% 이상을 넘어서는 수준이지만 금융당국의 권고수준인 150% 이상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특히 흥국생명의 킥스비율은 업계 평균보다 많이 낮다. 지난해 6월말 생보사 평균은 196.2%로 집계됐다. 경영 부실에 빠진 일부 보험사를 제외하곤 흥국생명의 자본적정성이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흥국생명보다 킥스비율이 낮은 생보사는 KDB·IBK·푸본현대생명 밖에 없었다.
금융당국의 권고수준에 맞추기 위해 흥국생명은 경과조치를 신청했다. 일부 시장에서의 평판과 신뢰를 포기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자본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경과조치를 적용한 뒤엔 지난해 6월 말 기준 165.7%로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흥국생명의 자본적정성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경과조치가 적용된 뒤에도 여전히 업권 내 최하위 수준을 유지 중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도 185.6%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경과조치를 신청한 경쟁사들이 300%에 육박하는 킥스비율을 받아든 것과 대조적이다.
과거부터 흥국생명은 자본적정성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받아왔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흥국생명 지급여력비율(RBC)은 2019년 말 184.91%를 기록한 이후 계속해 하락세를 보였다. 2020년 말 172.14%, 2021년 말 163.15%, 2022년 말 152.22% 등 거듭 낮아졌다.
킥스비율 도입 이후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금감원은 지난해 IFRS17과 킥스제도를 도입했다. 보험사들의 자산과 부채 등에 대한 시가평가를 기반으로 한층 더 정교한 회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RBC비율 지난해부터 킥스비율로 대체됐다.
흥국생명 자본적정성 비율이 지속적으로 저하된 이유는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의 가용자본과 요구자본 증가율을 살펴보면 대체로 요구자본 증가율이 가용자본 증가율을 크게 초월했다. 요구자본 증가세가 더 가팔라지면서 킥스비율 이 저하된 것으로 평가된다.
2019년 말 대비 2020년 말 가용자본은 0.65%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요구자본은 6.14% 증가하면서 RBC비율 하락세가 시작됐다. 2021년 말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가용자본은 1.67% 줄었고 반면 요구자본은 3.75% 늘었다. 2022년 말에도 전년 동기 대비 가용자본이 27.52% 가량 줄었데 요구자본은 22.31% 감소하는데 그쳤다.
2023년 1분기 킥스 도입 이후 경과조치를 적용하면서 가용자본 증가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1분기말 대비 3분기 가용자본 증가율은 15.2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요구자본은 5.20% 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말 경과조치를 적용한 흥국생명의 킥스비율은 186.63% 수준까지 상승했다.
다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권 내 체급이 비슷한 생보사들과 견줘 아직 킥스비율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새 제도에서 요구자본 리스크 산정이 한층 정교해진만큼 상품판매와 자본관리 전략을 한층 더 고도화 해야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