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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게임즈·SM엔터, 사추위에 '전원 사외이사' 배치

[독립성]③모기업 이사후보추천위 'CEO 후보군'도 사전검토

박동우 기자  2024-04-11 16:05:55

편집자주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자 동시에 최고 감시감독기구다.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고 이에 대한 책임도 이사회가 진다.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주주와 임직원, 정부, 시민사회 등 한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사회에 높은 독립성과 전문성, 투명성, 윤리성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이유다. THE CFO가 이사회의 A부터 Z까지 샅샅이 살펴본다.
기업집단 카카오 계열 10개 상장사 가운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구성한 기업은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SM엔터테인먼트 등 5곳이다. 이들 기업의 사추위원장은 모두 사외이사가 맡았다.

특히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SM엔터테인먼트는 사추위원을 전원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수행하는 업무를 살피면 카카오 이사후보추천위는 사외이사 후보 선정을 넘어 '최고경영자(CEO) 후보군'도 사전 검토하는 등 권한사항이 한층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상장사 중 5곳 설치

THE CFO가 2023년 사업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을 토대로 기업집단 카카오 산하 10개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SM엔터테인먼트 등 5곳이 사추위를 구성했다. SM C&C, SM라이프디자인그룹, 넵튠, 디어유, 키이스트 등 5개사는 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았다.

국내 상장사 가운데 별도기준 자산총계가 2조원 이상인 기업은 상법 조항 제542조의8에 따라 사추위를 의무 설치해야 한다. SM엔터테인먼트는 작년 말 총자산이 8712억원에 불과하지만 사추위를 뒀다. 2023년 3월에 카카오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래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직무 수행을 고도화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위원회 출범으로 이어졌다.


위원회를 운영하는 5개 상장사의 사추위원장은 모두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김재환 고려대 마케팅전공 교수를, 카카오게임즈는 최영근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이승민 법무법인 피터앤김 변호사는 SM엔터테인먼트 사추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카카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이끄는 인물은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로 2020년 3월부터 위원장 직무를 수행해 왔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사회 독립성을 보장하고 경영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취지에 입각해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에서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피면 5개 상장 계열사 모두 법적 요건을 충족했다. 현행 상법은 사외이사가 전체 사추위원의 과반수가 돼야 한다고 명시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승민 위원장을 필두로 김규식·김태희·문정빈·조성문 등 사추위원 5명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카카오페이(3인)와 카카오게임즈(2인) 역시 100%를 기록했다.

다만 카카오와 카카오뱅크의 경우 사추위 내 사외이사 비율이 66.7%로 나타났다. 카카오 이사후보추천위는 사외이사 2인, 사내이사 1인으로 이뤄졌다. 카카오뱅크 임원후보추천위에는 사외이사 2인과 기타비상무이사 1인이 포진했다.

◇카카오뱅크 임추위, 사외이사 후보군 75명 구축

위원회 업무 범위를 살피면 카카오와 카카오뱅크가 돋보인다. 카카오 이사후보추천위는 통상적인 사추위와 달리 사내이사 후보자에 대한 사전 검토도 수행한다. 지난해 4월 위원회 회의에서 '최고경영자 후보군 관리' 안건이 보고됐고 12월 회의에서는 사내이사 후보로 발탁된 정신아 신임 대표를 둘러싼 검토안을 논의했다.

카카오 이사후보추천위는 사내이사에 적격인 인물 데이터베이스(DB)를 상시 관리하면서 전문성과 리더십 측면에서 가장 적합한 인물을 후보로 가려낸다.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인터넷산업에 대한 이해, 정보기술(IT)·회계·재무·경제 등 전문분야 경력이 얼마나 풍부한지, 회사·최대주주와 이해관계 여부 등을 검증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카카오뱅크 임원후보추천위 역시 사외이사에 국한하지 않고 대표이사, 대표집행임원, 감사위원 후보를 선정하고 있다. 임원후보추천위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따라 금융사가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소위원회다. 지난해 5회에 걸쳐 회의를 열고 대표이사·사외이사 잠재후보군(롱리스트)에서 2배수 내외로 압축후보군(숏리스트)을 선별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도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임원후보추천위는 이사회와 지배구조 전반을 담당하는 전략팀을 지원부서로 두고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에 대한 사항을 일임하고 있다"며 "지원부서는 사외이사 후보군을 탐색하면서 상시 모니터링과 주주, 이해관계자, 외부 자문기관으로부터 추천받아 후보군을 구성해 관리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지배구조보고서에 공개된 통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12월18일 결의 기준으로 구축한 사외이사 후보군은 모두 75명이다. 단연 비중이 높은 전문분야는 '금융'으로 전체의 24%(18명)를 차지했다. △경영(10명) △법률(10명) △IT(8명) △경제(7명) △회계(7명) 분야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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