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이어오던 무차입 기조를 마무리한 카카오게임즈가 이자비용 증가에 직면했다. 영업으로 창출하는 현금흐름으로 이 비용을 감내할 순 있다. 그러나 아직까진 반등을 위한 마중물로 쓰일 지, 재무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게 될 지는 알 수 없다.
카카오게임즈는 면밀한 관리를 더해 레버리지 전략으로 최고의 효율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연말부터 내년 각종 글로벌을 겨냥한 대작을 내놓는다. 국내 퍼블리싱을 맡은 <패스오브엑자일2>(이하 P.O.E2) 등 기대작에 대한 시장반응이 벌써부터 뜨거운 점은 주목할 사안이다.
◇연간 이자비용 첫 100억 상회
카카오게임즈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까지 이자비용은 106억원이다. 통상 이자비용은 분기별로 재무제표에 계상하는 점을 고려하면 매분기마다 약 35억원 안팎의 이자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연간 이자비용이 100억원을 넘어선 건 2020년 코스닥 상장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동안 연간 10억원을 넘긴 사례 자체도 많지 않다. 공모자금이 뒷받침된데다 게임업계에선 초호황기로 여기는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매년 500억원이 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던 만큼 애초에 차입을 고려하지 않는 재무 전략을 고수해 왔다.
코로나19는 대부분의 업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지만 게임업계와 골프업계는 이때를 최고 호황기로 여긴다. 그러나 2022년말부터 팬데믹이 엔데믹 체제로 바뀌었고 이제는 사실상 종식됐다. 특수도 함께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카카오게임즈의 성장세도 이때부터 꺾였다.
앞서 게임업계 호황기의 종언은 영업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졌다. 이는 신작개발을 이어갈 동력도 줄기 시작했단 의미다. 게다가 올해 3분기엔 이렇다 할 기대작이 나오지 않았다. 시장에선 카카오게임즈가 분기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 기간 카카오게임즈는 스톰게이트를 국내에 출시한 것 말곤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스톰게이트는 카카오게임즈에서 자체 개발한 작품도 아니고, 해외 출시 또한 카카오게임즈가 담당하지 않아 기대감이 크지 않았다"며 "매출을 끌어올릴 요인이 없다보니 이 시기에 대한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매출공백 메울 적극적 레버리지 전략…이제는 고비 탈출이 '눈앞에'
앞서 예견된 매출 공백은 올해 들어 현실화됐다. 영업현금흐름은 급감했고 기존 출시 게임에 대한 마케팅 비용 등 판관비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상장 직후 약 5000억원에 달했던 카카오게임즈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기타금융자산 포함)이 올해 3분기엔 2200억원으로 줄어든 배경이다. 카카오케이즈가 올해 들어 순차입 기조로 바뀐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기존 정책을 뒤집고 레버리지 활용에 나선 배경은 이 고비만 넘고 나면 신작 출시로 인한 수익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P.O.E2
의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다. P.O.E2는 뉴질랜드 게임사 '그라인딩기어게임즈'가 개발 중인 PC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퍼블리셔다.
12월 출격을 앞둔 는 출시 11년차를 맞아 글로벌에서 튼튼한 팬덤을 확보한 P.O.E의 후속작이다. 10만명대를 유지하던 동시접속자는 후속작 출시 소식과 신규 업데이트 효과가 더해지자 20만명으로 뛰었다. 올해 하반기 역주행 흥행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크로노 오디세이,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프로젝트Q 등의 라인업이 내년 중순까지 출시를 위한 라인업을 확보했다. 카카오게임즈가 향후 출시할 게임 대부분은 재무적 관점에서 수익성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RPG 장르 대작들이다.
물론 아직까지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완전히 해갈된 건 아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당분간은 신작 출시가 이어져도 영업비용은 통제하면서 재무를 관리할 계획이다. 신작이 출시되면 마케팅비 증가는 불가피하다보니 기존 게임에 대한 마케팅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전체적인 마케팅비 볼륨은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이와 관련해 "비핵심 사업 및 프로젝트를 정리하면서 인건비 구조도 최적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