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대구은행장이 DGB금융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50대 은행금융지주 회장 탄생이 임박했다. 현직 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60대로 황 행장이 회장에 취임하면 현직 최연소가 된다.
황 행장의 회장 취임으로 그룹 내부에서도 세대교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DGB금융 계열사 CEO 면면을 보면 다수의 대표가 황 행장보다 나이가 많다. 황 행장은 재임 기간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그룹에 역동성을 불어 넣어야 수도권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은행금융지주 유일 50대 CEO 황 행장은 1967년 4월생으로 56세다. 이는 현직 금융지주 회장 중 가장 젊은 나이다.
금융지주 회장 중 최고령은 1954년생인 김태오 DGB금융 회장이다. 이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1956년생), 김기홍 JB금융 회장(1957년생),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1959년생),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1959년생), 빈대인 BNK금융 회장(1960년생), 양종희 KB금융 회장(1961년생),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1961년생) 순이다. DGB금융은 이번 승계를 통해 최고령 회장에서 최연소 회장으로 수장을 교체했다.
황 행장은 현직 회장 중 유일한 50대 회장이다. 황 행장을 제외한 나머지 회장은 모두 60대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53세였던 2013년 NH농협금융 회장을 지낸 적이 있지만 50대 회장은 흔치 않다.
회장 중 60대가 많은 건 금융권에서 통상적으로 50대에 행장에 취임하고 한차례 연임한 뒤 회장에 도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황 행장은 대구은행장에 취임한 지 1년 만에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50대에 그룹 CEO에 취임하게 됐다.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세대 교체를 염두에 두고 승계 절차를 진행해야 했다. 현직인 김 회장이 재임 기간 업적에도 불구 연임에 도전하지 않은 결정적 요인은 나이 규정이다. 67세 이상은 대표이사 회장이 될 수 없다. 차기 회장은 첫 임기에 탁월한 성과를 낼 경우 연임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황 행장은 숏리스트(short list) 후보 3인방 중 가장 젊은 후보다.
◇그룹 세대교체로 '수도권 진출' 역동성 부여 황 행장이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계열사 CEO 진용 변화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룹 CEO 중 황 행장보다 젊은 CEO는 뉴지스탁의 문경록·문호준 공동대표 뿐이다. 이들은 각각 1983년생 1989년생이다. 뉴지스탁은 핀테크 스타트업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주요 계열사 CEO의 경우 임기가 만료되면 순차적으로 세대교체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DGB금융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기점으로 수도권 진출에 속도를 내야 한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보단 최근까지 영업 일선을 경험한 인물이 중용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DGB금융 인사 정책을 고려하면 나이 만을 기준으로 CEO를 교체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은 증권, 보험, 캐피탈, 자산운용, 벤처캐피탈(VC)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권에서는 대구은행 출신이 아닌 각 업계 전문가를 중용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연공서열식 인사 기준을 배제하고 있는 만큼 CEO의 역량과 이력을 전반적으로 고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