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차기 회장 최종후보 선임 과정에서 나이도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못한 건 67세 이상인 인물을 CEO로 선임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엄격한 규정이 존재해 나이는 신임 회장 선임 시 주요 고려 대상이다.
숏리스트 후보군 면면을 보면 김옥찬 전 KB금융 사장이 1956년생으로 가장 나이가 많다. 이어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1963년생), 황병우 대구은행장(1967년생) 순으로 후보군 내 최대 11살의 나이차가 있다. 김 전 사장이 선임될 경우 연임은 불가능하고, 황 행장이 회장이 되면 현직 은행금융지주 회장 중 최연소가 된다.
◇김옥찬 전 사장, 경험 측면 우위
DGB금융 지배구조 규정에 따르면 67세 이상인 인물은 CEO로 새로 선임되거나 연임할 수 없다. 김 회장은 1954년생, 68세로 해당 규정에 저촉돼 연임에 도전하지 않았다.
나이 규정은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롱리스트와 숏리스트를 추릴 때도 핵심적인 기준이었다. 규정에 저촉되면 회추위에서 최종 후보로 선임된다 해도 이사회와 주주총회 승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전 사장은 1956년생으로 후보 중 나이가 가장 많다. 그는 66세로 DGB금융 내부 기준인 67세룰에 저촉되지 않는다.
다만 통상적으로 금융지주 회장에게 주어지는 첫 임기 3년을 소화한 뒤 연임에 도전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3년 뒤 김 전 사장은 69세가 된다. 회추위가 나이 규정을 손질할 명분이 마땅치 않고 기준을 바꾼다 해도 연임 도전이 불리한 여건이다. 다른 금융지주의 경우 회장이 70세가 되면 이듬해 주총에서 물러나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 회추위가 김 전 사장을 선임할 경우 단임을 전제로 해야 하는 셈이다.
김 전 사장은 최종후보 선정 프로그램에서 본인의 경험을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후보중 유일하게 금융지주 경영진으로 근무해본 경험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경험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DGB금융에서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권 전 행장은 1963년생으로 59세다. 선임될 경우 재임 기간 성과에 따라 연임이 가능한 나이다. 김 전 사장과 달리 금융지주 근무 경험은 없지만 우리은행장으로 2년간 재직했고 이후엔 우리미소금융재단 회장을 맡았다.
◇황병우 행장 선임시 최연소 은행금융지주 회장
황 행장은 1967년생으로 55세다. 그가 회장에 취임하면 현직 은행금융지주 회장 중 유일한 50대인 동시에 가장 젋은 CEO가 된다.
현직 금융지주 회장들의 출생 연도를 보면 김 회장이 1954년생(68세)으로 나이가 가장 많다. 이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1956년생), 김기홍 JB금융 회장(1957년생),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1959년생),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1959년생), 빈대인 BNK금융 회장(1960년생),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1961년생), 양종희 KB금융 회장(1961년생) 순이다. 황 행장은 진 회장, 양 회장과 6살 차이가 난다.
황 행장의 CEO 재직 기간은 짧다. 대구은행장에 취임한 지 1년 가량 지났다. 경영진으로 근무한 경험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부족하다.
황 행장은 세대교체 명분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고 수도권에 진출하려면 조직에 활기를 불어 넣어야 한다. 그룹 전반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영업 동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게 황 행장의 장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