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롯데물산은 그룹 내에서 재무 안정성이 손꼽히는 계열사다. 2021년 롯데월드타워·몰 지분을 100% 확보한 뒤 연간 고정적인 임대수익 들어오는 사업 구조도 갖췄다. 지난해 롯데케미칼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우려가 불거진 롯데건설을 지원하고도 재무 안정성을 유지했다.
롯데물산은 별도 기준(이하 동일) 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다. 2021년 말 103%까지 올랐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91%, 지난해 3분기 말 90%로 하락했다. 자본총계가 늘고, 부채총계가 줄면서 부채비율이 낮아졌다.
자본총계는 수익성을 개선해 이익잉여금이 누적되면서 늘었다. 2021년 말 4조410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지난해 3분기 말 4조3917억원으로 3507억원 증가했다. 2022년 롯데물산이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1434억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에도 순이익 2129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5월 세무조사 뒤 납부했던 법인세 1598억원을 환급받아 순이익 증가 폭이 컸다.
부채총계는 법인세부채가 줄면서 감소했다. 2021년 말 4조1579억원이었던 롯데물산 부채총계는 지난해 3분기 말 3조9710억원으로 1869억원 줄었다. 해당 기간 총차입금은 575억원(리스부채 포함) 증가했지만 법인세부채는 2254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말 법인세부채 잔액은 1조3억원이다. 대부분 12개월 후에 결제될 이연법인세부채(9973억원)다.
롯데물산은 지난해 본업 외에 계열사 지원에도 자금을 썼다. 그해 1월 롯데케미칼이 진행한 1조2155억 규모 공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2297억원을 납입했다. 롯데건설 우발채무 진화에도 힘을 보탰다. 같은 달 롯데건설이 지급보증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매입하는 특수목적기업(SPC)인 샤를로트제일차와 샤를로트제이차에 각 750억원씩 총 1500억원을 대여했다. 대여 기간은 다음 달 6일까지다.
롯데물산은 계열사 지원으로 자금 소요가 늘자 추가로 차입을 일으켰다. 지난해 3분기까지 늘어난 총차입금은 1980억원이다. 그해 유입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829억원이다. 차입금을 늘려 재무활동현금을 유입시킨 덕분에 지난해 3분기 말 현금성자산은 4477억원(단기금융상품 포함)을 전년 말(4304억원) 수준으로 유지했다.
롯데물산은 재무 완충력을 지니고 있어 추가 차입에 따른 부담을 통제할 수 있다. 임대매출 기반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과 보유 자산을 토대로 재무 대응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몰 지분 100% 소유주다. 2021년 6월 약 1조4000억원을 들여 롯데쇼핑과 호텔롯데가 들고 있던 롯데월드타워·몰 잔여 지분 25%를 양수했다. 이후 입주사인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문화재단 등 계열사로부터 고정적으로 연간 1400억원 내외 임대수익을 거두고 있다. 롯데월드몰에서는 테넌트 계약에 의거해 매출액에 연동한 임대료를 수령한다.
롯데물산 자산 구성에서도 롯데월드타워·몰 가치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3분기 말 자산총계(8조3627억원) 중 45%(3조7669억원)가 토지·건물 등 유형자산이다. 종속기업, 공동기업, 관계기업에 대한 투자자산 비중은 35%(2조9469억원)다. 관계기업인 롯데케미칼 지분 20% 가치(장부금액 2조7758억원)가 반영된 수치다. 두 자산은 롯데물산의 대체자금 조달 능력을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