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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물산, 나신평에서 첫 평정받은 배경은

10여년간 평정 받은 한기평 제외, 유효등급 AA-로 조정

김슬기 기자  2024-02-27 13:56:47
롯데물산이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나이스신용평가를 찾았다. 롯데물산이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채권 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롯데물산이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A+까지 하향조정되면서 나이스신용평가에 평가를 맡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공모채 발행에 있어서 롯데물산은 최종적으로 AA- 등급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게 됐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신용평가사 3곳 중 2곳의 신용등급만 받아도 되기 때문에 등급 불일치(스플릿) 상황에서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봤다. 다만 시장에서는 스플릿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만큼 만기가 짧은 2년물 비중을 크게 설정했다고 봤다.

◇ 나이스신평, 지난해 6월 ICR 평가도 진행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물산은 이번 공모채 발행을 위해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등급 평정을 받았다. 롯데물산은 이날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2년물과 3년물로 나눠 각각 600억원, 400억원 등 1000억원을 모집한다. 특히 나이스신용평가에 회사채 등급을 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롯데물산은 2012년 1월(3000억원, AA0)에 공모채 시장에 처음으로 등장했고 2013년 11월(1000억원)에도 발행했다. 7년만인 2020년 8월(2000억원)에 다시 공모채 시장에 등장했다. 당시 신용등급은 AA-였다. 2021년 6월(1300억원), 2023년 3월(1200억원)에도 공모채를 발행했다. 롯데물산은 10여년동안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에서만 등급을 받았었다.

오랜기간 회사채 등급 평정을 해왔던 한국기업평가를 두고 나이스신용평가를 쓴 데에는 신용등급 영향이 크다. 지난해 한국기업평가는 정기평정에서 롯데그룹 신용도의 핵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롯데물산에도 영향을 줬다. 롯데물산 신용등급은 'A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조정됐다.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롯데케미칼 신용등급을 조정하긴 했으나 롯데물산 신용등급은 전년도와 동일한 'AA-,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물산의 유효등급이 없었으나 2023년 6월 기업신용평가(ICR)를 통해 'AA-,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한국기업평가의 등급만 A+였던 것이다.

올해 2월 16일까지만 해도 롯데물산의 유효등급은 A+였으나 나이스신용평가의 평정이 나온 2월 22일 이후부턴 유효등급이 AA-로 변경됐다. 신용평가기관평가규정에 따르면 유효 신용평가등급은 신용평가등급의 효력이 미치는 기간에 따라 구분하는 것으로 평가대상기간의 각차별 유효한 등급은 해당차에 효력이 미치는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을 의미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회사채 등급을 받을 때 굳이 3곳의 등급 평정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고 발행사 입장에서는 등급이 높은 곳을 기준으로 두 곳을 선정하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 롯데물산, 동일등급 대비 큰 스프레드…2년물에 무게

이번 평정으로 롯데물산은 AA-등급으로 회사채 시장 투자자들을 만나게 됐다.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으로 2년물 금리는 4.235%, 3년물 4.480%로 집계됐다. 다만 현재 AA- 등급 평균금리는 2년물 3.945%, 3년물 4.010%이다. 같은 날 A+ 등급의 2년물 평균 금리는 4.445%, 3년물 4.614%다.

롯데물산의 개별민평금리는 동일등급 평균 금리에 비해서는 크레딧 스프레드(가산금리)가 크게 벌어져있고 A+ 등급과 비교하면 스프레드가 좁게 나타나있다. 개별 민평금리가 높게 형성돼있는만큼 이날 이뤄질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이미 롯데물산의 경우 크레딧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3년물에 비해 2년물의 비중을 더 많이 가져가는 측면이 있다"며 "신용등급이 한 노치 조정이 되더라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2년물의 경우 만기까지 가져가면서 캐리수익(이자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롯데물산의 자체 재무 때문에 한국기업평가가 신용등급을 낮춘 것은 아니고 롯데케미칼 조정으로 인해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조정된 측면이 있어서 신용평가사를 선택을 해서 시장에 나온 것"이라며 "투자자들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전망되며 나름 발행전략을 전략적으로 짰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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