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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롯데지주 영업수익을 책임지는 건 화학군과 유통군 계열사다. 롯데케미칼 실적이 주춤한 시기 롯데쇼핑이 수익성을 회복했지만 지주사 영업수익 감소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롯데지주는 배당수익과 상표권 수익이 줄며 재분배 재원이 감소했다.
롯데지주는 별도 기준으로 들어올 돈과 나갈 돈이 정해져 있는 편이다. 자체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순수지주사이기 때문이다. 주요 수익원은 종속·관계·공동기업에서 수령하는 배당금과 17개 계열사에서 거두는 상표권 사용 수익이다.
롯데지주는 영업수익과 차입으로 조성한 재분배 재원을 주주 배당과 롯데바이오로직스 출자 등에 쓴다. 롯데지주는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배당정책을 수립했다.
지난해 롯데지주는 영업수익이 줄었다. 그해 3분기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3억원 감소한 2627억원이다. 같은 기간 기간 최대 수익원인 배당수익이 427억원 감소한 1043억원을 기록했다. 상표권 사용 수익도 110억원 감소한 843억원이었다.
롯데지주 배당수익은 관계기업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이 좌우한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 지분 25.31%, 롯데쇼핑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화학군, 롯데쇼핑은 그룹 유통군을 대표하는 계열사이기도 하다.
배당수익 기여도가 큰 롯데케미칼 실적이 부진하자 지주사 영업수익도 감소했다. 롯데지주는 2018년 롯데케미칼을 관계기업으로 편입해 2019년부터 배당수익을 거뒀다. 지주사 배당수익은 롯데케미칼이 지급하는 배당액에 따라 오르내렸다. 지난해 3분기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에서 수령한 배당수익은 전년(728억원)보다 421억원 감소한 307억원이다. 지주사 전체 배당수익 감소 폭(427억원)과 비슷하다.
롯데쇼핑은 순손실을 내면서도 배당을 지속해 지주사 배당수익을 뒷받침했다. 롯데지주는 2018년부터 롯데쇼핑에서 배당수익을 거뒀다. 2018년 378억원이었던 롯데쇼핑 배당수익은 △2019년 571억원 △2020년 430억원 △2021~2022년 317억원 △지난해 3분기 373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연결 기준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거둔 실적으로 올해 롯데지주 배당수익을 점쳐 볼 수 있다. 롯데케피탈은 별도 기준 배당성향 30%, 롯데쇼핑은 연결 기준 배당성향 30%를 지향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롯데케미칼은 감익, 롯데쇼핑은 증익 흐름을 보였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141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약 12배 증가한 2361억원이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주요 계열사와 맺은 브랜드 사용 계약 금액을 하향 조정했다. 2021년 12월 17개 계열사와 계약한 2022~2024년 롯데 브랜드 사용 계약금액은 총 4307억원(예정액)이었다. 지난해 12월 총 거래금액을 1568억원 줄인 2739억원으로 바꿨다.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롯데지주는 계열사 연간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금액에 0.2%(해외 자회사 0.15%)만큼 브랜드 사용 수익을 거둔다. 지난해 매출 감소분과 잔여 계약 기간 추정 거래금액 변동을 반영해 브랜드 사용 계약 거래액을 손봤다.
브랜드 사용 계약 거래금액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롯데케미칼이었다. 총 거래금액은 전보다 843억원 줄어든 339억원이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2조229억원) 감소한 14조7503억원을 기록했다.
호텔롯데도 브랜드 사용 계약 총 거래금액이 417억원에서 168억원으로 248억원 감소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7%(1조2970억원) 감소한 3조4408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