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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HMM 인수

산업은행, 난제 해결 키맨은 임정주·양재호

2주 내 협의 끝낸다는 산은…두 구조조정 전문가 딜 클로징 이끈다

이재용 기자  2024-01-23 13:58:43
HMM 매각 본계약 협상이 2주 연장됐다. KDB산업은행 등 매각 측과 하림이 인수 조건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 기한 연장을 상정한 딜이었다지만, 명쾌한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종 시한인 내달 6일까지도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계약은 불발된다. 최종 무산될 경우 원매자를 원점부터 다시 찾아야 한다. 딜을 주도하는 산은도 부담스러운 결말이다. HMM은 어려워도 풀어야만 하는 '난제'인 까닭이다.

산은에서 난제를 풀어야 할 해결사는 임정주 구조조정본부장과 양재호 기업구조조정1실장이다.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수행해 온 전문가들인 만큼, 이들이 이번 딜에서 어떤 방식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본계약 기한 연장…산은 "내달 6일까지 협의 끝날 것"

23일 IB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매각 측은 이날로 예정된 1차 협상 기한을 내달 6일까지 2주간 연장했다.

매각 측은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당시 주주 간 계약 협상 시한을 5주로 제한했다. 다만 매각 측이 원한다면 협상 시한이 2주 연장될 수 있다는 조건이 달렸다.

양측의 이견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1차 기한을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앞서 하림그룹이 요청한 주주 간 계약의 유효 기간 5년 제한에 대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개입 정도에 대한 양측의 입장도 여전히 조율 중인 사안이다.

1차 협상 기한 내에 양측의 합의점을 찾지 못했어도 딜이 결렬되는 분위기는 아니다. 남은 기간 양측이 일부 조건을 양보하는 방식으로 협상은 진전될 전망이다.

산은 관계자도 "2주 연장할 것을 가정한 계약이고 며칠전 연장 처리를 끝냈다"며 "현재는 작은 입장 차이를 가다듬는 수준으로, 내달 6일까지는 협의가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무산 시 산은도 부담…HMM 매각 리드 조직에 쏠리는 이목

기한을 연장시킨 매각 측으로서도 본계약이 최종 무산될 경우 원매자를 처음부터 다시 구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특히 딜을 주도한 산은의 경우 이번 협상이 최종 무산되면 적합한 원매자 없이 무리한 매각을 주도했다는 세간의 질타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은 입장에서도 HMM 본계약은 어렵지만 반드시 결론을 지어야 할 과제다. 실제로 산은은 이번 딜을 마무리 짓기 위해 올해 조직 개편에서도 HMM 매각 담당 라인을 그대로 유지했다. HMM 매각 등의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월 산은은 이번 HMM 매각 작업을 몇 달 앞두고 핵심 라인을 교체했다.

구조조정의 키를 쥐게 된 인물은 산은 내에서 구조조정 업무에 잔뼈가 굵은 인물로 평가되는 임정주 구조조정 본부장이다. 임 본부장은 기업구조조정1실 팀장으로 재직할 당시 조선업정상화 지원단 멤버로 STX 계열과 대우조선해양 계열을 맡았다. 2021년부터 2022년 말까지는 기업구조조정1실장으로서 HMM 구조조정 업무를 이끌어왔다.

임 본부장과 손발을 맞추고 있는 인물은 양재호 기업구조조정1실장이다. 양 실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두산그룹 등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수행해 온 구조조정 전문가다. 기업구조조정1실 팀장으로 온 지 1년 만인 지난해 1월, 임 본부장 자리를 이어받아 실장으로 승진했다.

임 본부장과 양 실장이 HMM 매각 작업을 계속 담당하게 된 건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난제다. 하지만 그만큼 산은 경영진의 신뢰가 두텁다는 방증이다. 기대에 부응해 두 구조조정 전문가가 산은이 목표로 한 올해 상반기 종결을 매듭지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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