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지주 회장 롱리스트(long list) 후보군 발표를 앞두고 황병우 대구은행장(
사진)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황 행장은 용퇴를 선언한 김태오 DGB금융 회장을 보좌해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한 인물이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작업도 연속성 있게 이끌 수 있는 후보로 평가받는다.
일각에서는 황 행장이 지주 회장에 도전하려면 행장 자리를 한시적으로 겸직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구은행장에 취임해 1년 동안 재임했다. 2년에 걸쳐 진행되는 대구은행장 승계 프로세스를 준수하려면 황 행장이 남은 은행장 임기를 채워야 한다.
◇김태오 회장 '복심'…시중은행 전환 적임자 평가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황 행장은 확정을 앞둔 DGB금융 회장 후보 롱리스트에 포함되는 게 유력하다. 황 행장은 대구은행 CEO 자격으로 김 회장과 함께 상시 관리되는 후보군으로 분류돼 있다.
황 행장은 1967년생으로 성광고등학교,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경북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고 1998년 대구은행에 입행했다. DGB경영컨설팅센터장, 기업경영컨설팅센터장을 역임하며 전략가로 커리어를 쌓았다.
김 회장이 2018년 회장에 취임하면서 황 행장은 이사회사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사회사무국은 김 회장의 지배구조 개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조직이다. 그는 3년 반 동안 이사회사무국을 이끌면서 대구은행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안착시켰다.
이후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지난해 행장에 취임했다.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은 2년에 걸쳐 후보군을 교육하고 육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분야별 전문가가 후보를 평가한 결과 황 행장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DGB금융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기여한 경력이 높게 평가받았다.
황 행장이 취임 1년 만에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건 경영 연속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지배구조 개선은 물론 계파주의 청산을 위한 인사 시스템 강화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대구은행장으로 김 회장과 함께 추진했던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김태오 회장도 취임초 한시적 행장 겸직 황 행장이 회장에 도전하려면 회추위가 한시적 행장 겸직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구은행은 2년에 걸친 은행장 육성 및 평가 절차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과 황 행장 선임 때도 절차를 준수했다. 황 행장의 회장에 취임할 경우 1년 만에 후임 행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김 회장도 대구은행장을 겸직한 전례가 있다. 김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9년 초 대구은행장에 취임해 2020년 10월까지 겸직을 유지했다. 회장에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으로 은행장 승계 프로그램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김 회장은 겸직 기간 동안 지배구조를 개선한 뒤 후임 행장을 선임해 자리를 넘겼다.
올해 시중은행 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도 겸직 체계에 힘이 실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다른 그룹사도 이에 발맞춰 수도권 영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대구은행장이 회장을 겸직하면 강한 리더십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