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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현금 순유출 포스코이앤씨, 임시방편 '단기차입'

미청구공사로 현금흐름 순유출 확대, 만기 1년 내 차입 비중 '60→90%'

박동우 기자  2024-01-12 06:13:55

편집자주

태영건설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부실우려가 커지면서 여타 건설사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이 맞물려 건설사들의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일부 업체는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별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이들 앞에 놓인 당면과제를 살펴봤다.
지난해 포스코이앤씨의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급격히 악화됐다. 결정적 요인은 '미청구공사'였다. 9개월새 미청구공사 규모가 1조3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영업현금 순유출(-)이 가중됐다.

공사 원가 상승으로 본업 현금창출력이 저하되는 이중고를 겪자 포스코이앤씨는 임시방편 해결책으로 '단기차입'을 택했다. 그 결과 총차입금에서 상환 만기가 1년 이내인 잔액의 비중이 60%에서 90%로 급격히 상승했다. 작년 12월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부임한 김원희 경영기획본부장의 첫 번째 과제로 차입 만기구조 다변화가 떠오른 이유다.

◇미청구공사 9개월새 '1.3조→1.8조'

2023년 3분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포스코이앤씨의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825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012억원으로 음전환한 이래 순유출 규모가 커졌다. 미청구공사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영업현금 유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미청구공사는 2023년 9월 말 1조8494억원으로 9개월새 5044억원(37.5%) 불어났다. 현금흐름표상 매출채권 및 미청구공사의 증감에 따른 유출액은 작년 1~9월 8680억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 2184억원과 견줘 유출분이 대폭 늘었다.

미청구공사 금액이 단연 많은 프로젝트가 경기도 광주시 오포 2차 공동주택 조성 사업으로 1282억원이 인식됐다. 2020년 11월 시공에 들어간 이래 준공 목표 시점은 오는 5월이다. 포스코이앤씨가 발주와 공사를 함께 수행하는 자체 사업으로 공사진행률은 지난해 9월 말 84.5%를 기록했다.

강원도 삼척시에 친환경화력발전소를 짓는 사업 역시 미청구공사가 발생했다. 진행률이 83.5%인 가운데 공사대금 1217억원의 지급을 발주처 삼척블루파워에 요청하지 못했다. 계약상 완성기한이 2023년 9월이었던 만큼 포스코이앤씨는 발주처와 시공기간 연장을 협의했다.


미청구공사 증가와 맞물려 2022년을 기점으로 공사원가가 상승한 점도 본업 현금창출력을 저해하는 요인이었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5.4%를 기록한 이래 2022년 3.3%, 2023년 3분기 누적 2.3%까지 하락했다. 순이익률 역시 3.5%에서 1.8%로 1.7%포인트 낮아졌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2021년 5089억원이었으나 작년 1~9월에는 2166억원으로 급감했다.


◇김원희 CFO 제일과제 '만기구성 재편' 부상

포스코이앤씨는 현금을 끌어올 방안으로 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리는 길을 택했다. 작년 3분기 말 총차입금은 1조7984억원으로 2022년 말 1조2813억원과 견줘 5171억원(40.4%) 급증했다.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국면에서도 유동성(1조5940억원)이 9개월간 646억원 줄어드는데 그친 배경이다.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면서 차입금의존도가 빠르게 상승했다. △2020년 말 10.7% △2022년 말 15.9% △2023년 9월 말 20.8%로 3년새 10.1%포인트 올랐다. 전체 차입금에서 상환만기가 1년 내인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우상향했다. 지난해 3분기 말 89.6%(1조6106억원)로 집계됐는데 2022년 말 63.9%(8192억원)보다 25.7%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자연스레 차입 만기구조를 장기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제가 중요해졌다. 우발채무의 상환 위험이 현실화됐을 때 유동성 위기로 전이되지 않고 원활히 대응하는 관건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이앤씨가 부동산 PF 유동화증권에 대해 신용보강을 제공한 규모는 작년 9월 말 기준 5111억원이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사업비 대출(4814억원), 토목·태양광·산업플랜트 사업(954억원)에 대한 채무인수약정도 맺었다. 관계사 송도국제도시개발에 대한 채무인수 보증액 4705억원, 우이신설경전철의 PF대출원리금 955억원을 둘러싼 대위변제확약도 존재한다.

지난해 12월 신임 CFO로 부임한 김원희 경영기획본부장의 최대 과업으로 차입 만기구조 재편이 대두된 배경이다. 1965년생인 김 본부장은 2015년 포스코 자금그룹장, 2018년 포스코케미칼 기획재무실장, 2023년 포스코인터내셔널 에너지기획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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