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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원회 최다' 하나금융, '이승열·강성묵' 통해 계열 관리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 DLF 사태 이후 신설…타사와 차별점 가져간다

김슬기 기자  2024-09-20 1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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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본능적으로 확장을 원한다. 모이고 분화되고 결합하며 집단을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그룹은 공통의 가치와 브랜드를 갖고 결속된다. 그룹 내 계열사들은 지분관계로 엮여있으나 그것만 가지고는 지배력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렵다. 주요 의결기구인 이사회 간 연결고리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집단 내 이사회 간 연계성과 그룹이 계열사를 어떻게 컨트롤하는지를 살펴본다.
하나금융지주는 국내 4대 금융지주사 중 이사회 내 가장 많은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 챙겨야 할 소위원회가 많은만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비롯, 사내이사들이 참여하는 소위원회도 타사 대비 많다. 총 4개의 소위원회에 사내이사가 참여하고 있고 함 회장이 손수 챙기는 위원회도 이 중 절반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소위원회는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다. 그룹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로 홍역을 치른 뒤 만들어진만큼 중요도가 높다. 해당 위원회가 만들어진 뒤 핵심 계열사인 은행과 증권 내에도 소위원회와 협의체를 만들어 그룹 내 소통이 원활하도록 만들었다.

◇ 하나금융, 소위원회 9개로 최다…사내이사도 3명으로 최대

현재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내 소위원회는 이사회운영위원회, 감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경영발전보상위원회,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 등 총 9개다. 이는 타 금융지주사와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은 수준이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총 7개의 소위윈회를 가지고 있고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6개였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은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등 4개의 소위원회는 의무 설치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이외에 이름은 다르지만 ESG관련 조직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여타 금융지주사와 달리 이사회운영위원회와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 등을 두고 있다. 특히 이사회운영위원회는 합리적인 지배구조 구현에 관한 사항, 이사회 및 이사회내 위원회의 효율적 운영방안과 이사회에서 위임한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곳으로 함영주 회장이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함 회장은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다만 이는 타사와의 차별점으로 보긴 어렵다. 양종희 KB금융 회장(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모두 이름은 다르지만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관여한다.

대신 타사가 회장 외에 다른 사내이사를 두지 않는 것과는 달리 이승열 하나은행장(지주 부회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지주 부회장) 등 두 명의 사내이사를 함께 두고 있다는 점은 차별점이다. 핵심 계열사의 수장을 사내이사로 두고 이사회 및 소위원회에 참여하도록 하면서 은행과 증권까지 결속력을 강화했다.

이 부회장은 사외이사 4명과 함께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해당 위원회는 직전까지 함 회장이 챙겼었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기후변화 대응 및 사회가치 창출을 위한 정책에 관한 사항 등을 논의하고 그룹의 ESG 성과 및 과제, 정책 등을 결정한다.

◇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 은행·증권으로도 확대

가장 특이할만한 소위원회는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다. 해당 위원회는 2021년 3월 금융권 최초로 생겼고 지원조직 역시 함께 만들어졌다. 이후 은행과 증권 이사회 내 소위원회가 만들어졌다. 관리협의회도 각 사에 만들어지면서 유의미한 실행이 이뤄지도록 했다.

해당 위원회가 만들어졌을 때는 하나은행이 해외금리 연계 DLF로 홍역을 치른 뒤였다. 금융감독원은 당시 은행장이었던 함 회장에 중징계 처분이 내렸다. 그는 2020년 6월 금융당국의 중징계 행정처분에 대해 집행정지를 신청한 바 있고 2022년 3월 1심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24년 2월 2심에선 승소했고 지난 7월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확정지으면서 일단락됐다.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는 만들어진 후 대체로 사외이사, 비상임이사 조합으로 꾸려져왔다. 올해 사내이사가 함 회장 1명에서 이승열 부회장과 강성묵 부회장까지 3명 체제로 변경되면서 비상임이사가 제외되고 사내이사 1명이 포함되는 구조가 됐다. 과거 박성호 전 하나은행장, 이 부회장도 참여한 바 있다.

올 들어 해당 위원회는 그룹 소비자리스크관리 정책 수립에 대해 의결했고 관계회사 하반기 활동 내역, 관계회사 소비자리스크관리 조직 변경사항 등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현재 주영섭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고 박동문·이강원·이준서 사외이사와 사내이사인 강 부회장도 참여하고 있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비상임이사나 사내이사를 넣은 것으로 해석된다. 소위원회와 더불어 지주 내에는 그룹소비자리스크관리부문을 별도 조직으로 두고 있고 정준형 상무가 이를 이끌고 있다. 정 상무는 현재 하나은행 소비자보호그룹장도 겸하고 있다. 강 부회장 역시 증권 수장인만큼 유기적 관리가 가능하다.

하나금융 측은 "그룹 소비자리스크 관리 정책을 결의하며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과 활동으로 소비자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투자성상품에 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초·고령자의 고위험상품 보유 잔액이 감소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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