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3개월차를 넘긴 GS건설 최고재무책임자(CFO) 채헌근 재무본부장(전무)의 최대 현안은 미수금 3조원을 둘러싼 대응이다. 공사대금 회수를 촉진해 미수금을 감축하고 자체 현금창출력을 증대하는 일이 관건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의 부실 가능성을 방지하는 데도 전념해야 한다. 민간공사 도급액 가운데 미착공사업장과 지방사업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웃돈다. 1조7000억원 규모 PF 보증액 가운데 대부분이 미착공사업장에 몰린 만큼 유동성 확보책 모색이 한층 중요해졌다.
◇발주처에서 못 받은 금액, 3년새 8000억↑ 지난해 9월 말 별도기준으로 GS건설의 미수금 잔액은 2조742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1조9773억원과 견줘보면 3년 만에 38.7%(7650억원) 불어났다. 미수금은 시공이나 분양 등을 진행한 뒤 발주처에 대금 지급을 요청했지만 아직 받지 못한 돈으로 매출채권으로 분류된다.
공사미수금의 비중이 단연 압도적이다. 2조896억원으로 전체 미수금 잔액 2조7423억원의 76.2%를 차지했다. 2020년 말 69.4%(1조3723억원) 대비 6.8%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부문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미수금을 인식했다. 미수금 회수 불능에 대비해 설정한 대손충당금은 4523억원으로 미수금 총액의 16.5% 규모다.
여의도에 건립한 주상복합아파트 브라이튼 시공 건에 대한 미수금이 5421억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동작구에 지은 아파트 흑석자이 프로젝트 역시 대금 247억원을 받지 못했다. 인천 송도에 자리잡은 △자이더스타(112억원) △자이크리스탈오션(81억원)에서도 미수금이 발생했다.
미청구공사액은 작년 3분기 말 9230억원으로 9개월 만에 2655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미수금 증가분(6375억원)을 상쇄하지 못했다. 미청구공사액은 발주처에 대금 지급을 요청하지 않은 금액으로 시공기간이 늘거나 원가가 오를 때 발생한다. 발주처가 기간 연장이나 비용 인상에 응하면 미수금으로 분류하고 나중에 정산해 상계 처리한다.
회수하지 못한 공사대금이 늘며 현금 창출이 여의치 않자 GS건설은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다 쓰는데 집중했다. 2019년 말 2조2977억원이던 총차입금은 작년 3분기 말 4조296억원으로 1조7319억원(7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단기성차입 잔액이 5665억원에서 2조2119억원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9.3%로 3년새 6.8%포인트 올랐다.
◇1조7000억 PF보증액 대부분 '미착공 사업장' 관련 채헌근 GS건설 재무본부장(전무)의 최대 현안은 자연스레 '미수금 축소'에 맞춰질 전망이다. 공사대금을 최대한 회수해 자체 현금유입분을 늘리는 과제가 떠오르는 양상이다.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등을 합산한 유동성은 지난해 3분기 말 2조89억원으로 9개월 만에 6212억원(44.8%) 늘었다.
유동성 확보는 미래 발생할 수 있는 부동산 PF 부실 위험에 원활히 대응하는 사안과도 맞닿아 있다.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GS건설이 수주한 민간공사 내역을 살피면 미착공 사업장과 지방주택 사업장은 모두 70곳이다.
미착공·지방주택 사업장의 도급 합산액은 24조3349억원으로 전체 민간공사 기본도급액 44조1672억원 대비 55.1% 수준이다. 미착공·지방주택 사업장에서 계약잔액은 21조5394억원이다. 24조원 규모 도급액 가운데 88.5% 규모 금액이 아직 집행되지 않았다.
시행사가 대출하는 과정에서 GS건설이 금융기관과 협약을 맺고 지급보증한 금액이 1조7255억원이다. 보증한도 1조7453억원 가운데 대부분을 소진했다. PF 보증액의 94%(1조6220억원)가 미착공 사업장에 집중됐다.
계약금액 9002억원의 부산도시공원 재정비촉진지구 1구역 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2025년 3월부터 공사를 시작할 예정으로 미착공 상태다. GS건설은 시행사 파크시티가 △KB증권(1684억원) △SC은행(1450억원) △IBK캐피탈(200억원) 등에서 빌린 자금 3334억원을 겨냥해 지급 보증을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