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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5년간 1조 조달 SK오션플랜트, '해상풍력' 개척 기틀

'대출·CB·에퀴티' 3대 방안 활용…시설투자 로드맵 뒷받침, NCF 변동성 보완

박동우 기자  2024-01-08 15:17:26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해상풍력발전 구조물을 생산하는 SK오션플랜트는 최근 5년 동안 1조원을 조달했다. 금융권 대출과 전환사채(CB) 발행, 에퀴티(자기자본) 확충 등 3대 방안을 활용한 덕분이다.

본업을 통한 자금 유입이 여의치 않은 시기에 '트리플(triple)' 실탄확보 전략을 집중적으로 이행하며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의 변동성을 보완했다. 시설투자 로드맵 이행을 뒷받침하며 해상풍력 구조물 생산 확대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기틀도 다졌다.

◇신야드 조성 구상, 연간 CAPEX 증가 양상

SK오션플랜트가 2019년 이래 지난해 9월 말까지 조달한 금액은 누적 1조722억원이다. 금융권 차입금이 5492억원(51.2%)으로 단연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유상증자로 끌어온 자금도 2926억원(27.3%)으로 집계됐다. 전환사채(CB) 발행으로 확보한 실탄은 2256억원(21.0%)으로 나타났다.

연간 조달액이 단연 많았던 해가 2022년으로 당시 5288억원을 확보했다. 증자로 2926억원, CB 발행으로 1667억원을 끌어다 썼다. 신규차입으로 얻은 금액도 695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찍어낸 CB 물량 가운데 1169억원어치는 모회사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하고, 나머지는 ATP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사모투자펀드(PEF)에서 사들였다.


자기자본 확충은 SK오션플랜트가 SK그룹 계열로 편입되면서 이뤄졌다. 대주주 변경을 계기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3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사내로 유입됐다. SK에코플랜트가 SK오션플랜트의 신주 1462만9747주 일체를 주당 2만원에 매입했다.

SK오션플랜트가 외부자금 조달에 계속 힘을 쏟는 건 설비투자 확대 등 자금소요를 감안했기 때문이다. 2027년까지 165만㎡ 규모 신야드를 조성하는데 9500억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세웠다. 신야드는 해상풍력발전 구조물을 제조하고 선적하는 시설이다. 그동안 자본적지출(CAPEX)은 △2020년 33억원 △2021년 367억원 △2022년 1186억원 등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여유자금 1500억, 차입기조 지속

본업 현금창출력의 변동성이 극심한 점도 외부 조달 유인을 강화했다. 최근 5년간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의 추이가 방증한다. 2020년 마이너스(-) 575억원에서 2021년 1376억원 순유입으로 전환됐고 작년에는 686억원을 시현했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 유입이 부진한 국면에서 재무활동현금흐름이 확대되는 양상을 드러냈다. NCF가 순유출을 시현한 2020년 SK오션플랜트의 재무현금은 590억원 순유입으로 2019년 119억원과 견줘 4배 넘게 불어났다. 2022년 재무현금은 2527억원으로 2021년 -47억원 대비 양전환했다.


중장기 투자 구상과 맞물려 SK오션플랜트는 차입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유동성은 1461억원으로 2022년 말 2272억원과 견줘보면 811억원(35.7%) 감소했다. 2023년 1~9월 NCF는 1301억원 순유출을 시현했는데 같은 기간 신규차입에 따른 현금 증가분은 전년동기(531억원) 대비 3배에 가까웠다.


SK오션플랜트 경영진은 시설투자를 발판 삼아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수주를 확대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세계 각국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육성에 공들이는 만큼 사업 발주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아시아 권역부터 우선 접근하면서 미주 권역 진출도 타진하는 방향을 채택했다.

대표적 공략지가 타이완으로, 올해 3월 라운드3 프로젝트에 입찰하는 방안을 염두에 뒀다. 2035년까지 15기가와트(GW) 용량의 해상풍력 발전설비를 증설하는 국책사업이다. SK오션플랜트는 앞서 라운드 1·2 사업에서 전체 물량의 44%인 193기 설치권을 따낸 성과에 힘입어 이번에도 전체 하부구조물의 40%를 수주하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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