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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SK오션플랜트, 평가 개선노력 강점...견제기능은 취약점

이사회 평가활동 및 결과 공개 적극적…소위원회 기능 및 독립성은 아쉬워

강용규 기자  2024-11-08 07:35:56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SK오션플랜트는 상법상의 의무가 비교적 가벼운 자산총계 2조원 미만의 상장사다. 이사회 내에 각종 소위원회를 설치할 필요가 없으며 사외이사 비중이나 이사의 성별 구성 등 이사회 구성원에 대한 제약도 없다. 이는 THE CFO가 진행한 이사회 평가에서 대체로 낮은 점수를 받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SK오션플랜트의 항목별 평가를 5점 만점으로 환산한 평점을 살펴보면 6개 항목 중 5개 항목이 중간값인 3점 이하의 평점을 획득했다. 다만 이사회 평가 개선활동과 관련한 부분에서만큼은 4.4점을 기록해 대기업 못지 않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투명한 이사회 평가 및 결과 공개…외부기관 시선도 긍정적

THE CFO는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2024 이사회 평가'를 진행했다. SK오션플랜트는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진행된 평가에서 255점 만점에 138점을 획득했다.


공통지표 항목별 평점을 살펴보면 평가 개선 프로세스 항목의 평점이 4.4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정보접근성 항목이 3점으로 중간값을 나타냈으며 참여도가 2.8점, 경영성과가 2.5점, 구성이 2.4점, 견제기능이 1.9점으로 뒤를 따랐다.

SK오션플랜트 이사회는 이사회 활동에 대해 이사별 상호평가는 물론이고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도 실시한다. 평가 결과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된다. 특히 사외이사의 평가 결과는 이사의 재선임 과정에도 반영된다.

SK오션플랜트는 이사회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이사회 활동의 개선안을 마련한다고 설명한다. 개선안의 구체적 내용까지는 공개하지 않아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현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는 없다. SK오션플랜트는 기업가치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회사의 정책과 그에 따른 이사 선임 현황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면밀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와 같은 SK오션플랜트의 이사회 평가 개선 노력에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도 긍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한국ESG기준원(KCGS)는 SK오션플랜트의 ESG 등급을 A+로 책정했다. S등급을 받은 기업이 없는 현 시점에서 A+는 KCGS가 부여한 최고 등급이다.


◇소위원회 설치 의무 없지만…미설치로 인한 견제기능 취약점 노출

평점 1.9점을 기록한 견제기능은 SK오션플랜트 이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SK오션플랜트는 2022년 말 별도기준 자산총계가 1조3745억원으로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설치할 상법상의 의무가 없는데 특히 감사위원회의 미설치가 낮은 평가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관련 2개 문항에서 모두 최저점인 1점을 받았다.

사추위의 경우 설치 의무가 없기는 하나 SK오션플랜트는 인사위원회를 통해 사추위의 기능을 일부 대신하고 있다. 이외에 ESG위원회도 별도로 설치해 뒀다. 이를 통해 내부거래위원회의 기능을 일부 수행한다.

그러나 인사위원회에는 조정식 기타비상무이사가, ESG위원회에는 남기철 사내이사가 각각 구성원으로 포함됐다. 사외이사만으로 이뤄진 소위원회가 존재하지 않아 독립성이 온전히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총주주수익률(TSR) 등 주주가치 제고 성과와 연동하는 보상 체계도 없다. 1인당 연 평균 2억3500만원의 미등기이사 보수가 등기이사 보수인 1억3900만원을 크게 웃도는 등 등기이사의 책임에 대한 보상이 적절하게 이뤄지지도 않고 있다.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후보에 대한 역량을 평가할 뿐 명문화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도 마련돼 있지 않다. 다만 부적격 임원의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면밀히 공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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