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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SK에코플랜트

3년 뒤 매출 2조 바라보는 SK오션플랜트

⑤에너지 사업 부문 실적 좌우, PMI 역량 집중한 자회사

김형락 기자  2023-09-11 08:17:52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SK에코플랜트 에너지 사업 부문 실적을 좌우하는 건 자회사 'SK오션플랜트'다. 에너지 사업 부문 매출 과반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제작하는 SK오션플랜트에서 발생한다. SK오션플랜트는 모회사에서 출자 받은 증설대금을 발판으로 2026년 연간 매출 2조원대 진입을 바라본다.

SK오션플랜트는 SK에코플랜트 자회사 중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SK오션플랜트가 올 상반기에 거둔 연결 기준(이하 동일) 당기순이익은 418억원이다. 순이익률이 9%인 에너지 사업 부문 핵심 자회사다.


SK에코플랜트는 장기 인수 후 통합(PMI) 전략을 가지고 SK오션플랜트 경영권을 인수했다. 단기적으로는 대만에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추가 수주를 노린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해상풍력 시장 개화에 대비하고, 미국 해상풍력 시장 진출도 준비한다. SK오션플랜트 주력 사업은 해상풍력 발전 기자재인 하부구조물 제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총 4595억원을 들여 SK오션플랜트 경영권을 쥐었다. 지난해 8월 유상증자로 2926억원을 납입하고, 500억원 규모 8회차 전환사채(CB)와 1169억원 규모 9회차 CB를 인수했다. SK오션플랜트는 증자 대금과 CB 대금을 모두 시설자금으로 쓴다. 올 상반기까지 2755억원을 사용했다. 나머지 1839억원은 예·적금에 넣어뒀다.

SK오션플랜트는 경상남도 고성군에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조 공장 신축(160만㎡) 투자를 진행 중이다. 해상풍력 시장 성장에 따른 추가 설비 투자다. 총 소요자금 5310억원 중 올 상반기까지 1534억원을 지출했다. 2026년 신규 공장을 준공해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 추가로 확보하는 생산량은 연간 65만톤이다.

신규 공장 부지 조성 공사는 SK에코플랜트가 담당한다. SK오션플랜트는 지난해 12월 SK에코플랜트와 부지 조성 계약 체결하고, 987억원을 선급금으로 지급했다.

SK오션플랜트는 신규 공장 완공 이후 연간 매출 목표를 최대 약 2조원 이상으로 잡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6918억원이다. 이미 최대 생산능력(Full Capa)을 가동 중이다. 2년치 수주 물량이 꽉 찬 상태다. 올 하반기 해상풍력 분야에서 8990억원 신규 수주를 예상한다. 올 연말 수주 잔고는 2조1237억원 규모로 추정했다.

SK오션플랜트는 현재 고성군에 93만㎡ 규모 생산 현장(야드)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재킷, 핀파일 등) 수출 선박이 드나는 접안부두 등을 갖추고 있다. 신 야드를 준공해 고정식·부유식 하부구조물 총 조립과 타입별 생산 물량·유연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SK오션플랜트는 대만이 주력 수출 시장이다. 올 하반기 대만 라운드3 해상풍력 사업 발주에 대비하고 있다. 발주 예상 물량은 1.5GW(약 8990억원 규모)다. 앞서 진행된 라운드1, 2 사업에서는 약 2GW 규모 하부구조물을 수주했다.

미국 등 발주 규모가 큰 신규 시장 진출도 준비한다. 미국에서는 2030년 이후 상업 운전(COD)을 예상한는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 예정 지역 4곳 중 서부의 캘포니아와 오리건 지역을 타깃으로 사업 전략을 짰다. 내년 1분기 현지 야드 보유 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시설을 확충하고, 신고 야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SK오션플랜트를 품고 해상풍력 전 분야 벨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했다. SK건설 시절부터 축적한 해상풍력 발전 단지 개발과 시공 역량, 엔지니어링 노하우에 SK오션플랜트가 보유한 구조물 제조 역량이 추가됐다. SK에코플랜트 자체적으로 부유체 연구·개발과 해상 변전소 구축 등도 추진하고 있다.

해상풍력은 SK에코플랜트가 오랫동안 공들인 사업이다. 2012년부터 동남권 해안에서 풍황 데이터 측정, 타당성 조사 등을 수행하며 해상풍력 사업을 준비했다. 2018년 울산 동남해안 해상풍력 발전사업(136MW) 허가를 취득해 해상풍력 발전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SK오션플랜트 PMI는 담당 임원들에게 맡겼다. 지난해 1월부터 SK에코플랜트에서 W프로젝트(SK오션플랜트 인수 추진)를 총괄했던 이승철 총괄을 SK오션플랜트 대표이사로 보냈다. 지난 3월에는 SK에코플랜트 기업공개(IPO) 추진 담당 임원이었던 남기철 담당을 SK오션플랜트 경영지원센터장(사내이사)으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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