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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CFO 성과 분석

채준식 SK에코플랜트 부사장, 리밸런싱 안착 '밑그림'

기업가치 개선 '새판짜기', 상반기 현금 확보 집중…IPO 완수 '과제'

신상윤 기자  2024-11-01 07:15:54

편집자주

2022년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는 국내 건설사들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이어진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지방 중견 건설사들의 법정관리는 건설업황 악화를 더욱 가중시켰다. 지난 2년간 건설사들의 재무라인도 분주한 행보로 불황에 맞섰다. 다운 사이클로 접어든 건설 경기 속에서 주요 건설사들이 택한 생존 전략은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더벨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주요 건설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전략과 재무적 성과를 짚어본다.
SK그룹 건설 계열사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IPO)는 순항할까. SK에코플랜트는 건설업에서 시작해 환경과 에너지, 나아가 반도체 산업까지 더하는 리밸런싱 작업이 한창이다. 주력 사업들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는 증시 입성을 위한 정지 작업이다.

SK그룹 주요 전략가와 재무전문가들이 SK에코플랜트에 집결한 까닭이다. 현재 SK에코플랜트 최고경영자(CEO)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는 채준식 부사장이 앉아 있다. 그에겐 리밸런싱 안착과 IPO를 위해 재무 안전성 개선이란 과제가 놓였단 평가다.

◇11월 에어플러스·에센코어 편입, 기업가치 제고 목적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조직 개편이 한창이다. 지난 17일 발표된 개편안에 맞춰 '하이테크사업' 조직 신설하고 내외부 인력을 재배치하는 게 골자다. 개편된 조직은 내달 중순부터 적용된다. 이번 조직 개편은 반도체 종합 서비스와 에너지, 환경 등 핵심 사업 역량을 집중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중이 반영됐다.

반도체 분야 강화는 내달 초 SK에코플랜트 종속회사로 편입될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를 겨냥한 것이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산업용 가스, 에센코어는 반도체 모듈 사업을 영위한다. 양사의 매출액 합계는 1조원을 웃돈다. 영업이익 합계도 1000억원을 넘어 SK에코플랜트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재무구조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신규 포트폴리오를 편입해 성장 전략 실행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EBITDA 기준 연간 2000억원 이상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EBITDA 대비 순차입금 규모는 기존보다 2배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SK에코플랜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과정으로 IPO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과정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을 기점으로 건설사 이미지 탈피에 주력했다. 사명에서 '건설'을 떼어내고 환경과 에너지 사업 투자를 확대했다. 부동산 경기와 연동돼 흔들리는 수익구조를 보완하고 일정한 현금 창출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ESG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기존 건설, 플랜트 중심에선 생존전략을 찾긴 쉽지 않았다.

SK에코플랜트는 M&A 시장에 뛰어들어 글로벌 연료전지 전문기업 '블룸에너지'와 해상 풍력 전문기업 'SK오션플랜트', 폐기물 전문기업 '리뉴어스', 글로벌 전자 폐기물 재활용 기업 'SK테스' 등에 지분을 투자했다. M&A 시장에서 SK에코플랜트가 투자한 자금은 3조원이 넘었다.

이 과정에서 CFO의 역할은 늘어만 갔다.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M&A를 위한 기업평가, 편입한 사업 사이의 중복된 부분을 덜어내는 작업 등이 CFO 산하로 몰렸다. 상장까지 염두에 뒀던 만큼 회계기준 전환 등 적잖은 일이 몰렸다. SK그룹으로서도 적잖은 자본이 투입된 SK에코플랜트의 상장 작업은 관심사였다. SK그룹 내에서도 실력 있다는 재무 또는 전략가들이 SK에코플랜트 CFO에 합류한 까닭이다.

◇잇따른 C레벨 교체, 채준식 CFO '현금 확보·M&A 내재화' 집중

SK에코플랜트 IPO가 숨 고르기에 나선 것은 지난해 하반기다. 2020년부터 시작됐던 M&A와 체질개선 작업은 대외 시장 환경 변화도 있었지만 상장을 위해 목표했던 것을 충분히 채우지 못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SK그룹 차원에서도 SK에코플랜트 뿐 아니라 전반적인 계열사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SK그룹이 리밸런싱에 나선 배경이다. 다수의 M&A를 진행했던 SK에코플랜트도 리밸런싱의 주요 대상이 됐다. 무엇보다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환경과 에너지 부분이 제 역할을 못 해줬다. 여기에 M&A 과정에서 외부 자금들을 끌어다 쓴 가운데 이자 부담과 만기 상환 문제 등도 부상했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SK그룹에서도 전략과 재무통으로 꼽히는 장동현 부회장이 SK에코플랜트 대표로 취임한 것도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의중이 반영된 결과란 해석이 나왔다. 장 부회장의 취임과 맞물려 SK에코플랜트는 ㈜SK에서 호흡을 맞췄던 채준식 부사장을 새로운 CFO로 맞았다. 이어 올해 5월엔 그간 사업 전환을 추진했던 박경일 전 대표를 대신해 김형근 대표가 선임됐다.

SK에코플랜트가 기존에 확장 중심의 경영을 펼쳤다면 새로운 경영진은 리밸런싱과 내재화에 주력했다. 장 부회장과 김 대표 등도 재무에 밝은 만큼 큰 그림을 그리면 디테일한 과정을 채 CFO가 보완하는 구도가 맞춰진 것으로 풀이된다. 채 CFO는 서울대 졸업 후 삼성물산과 증권사 등을 거쳐 SK그룹에 합류했다. SK에너지 등을 거쳐 SK 재무1실장을 역임했다.

SK에코플랜트는 C레벨들이 교체된 가운데 올해 들어 환경과 에너지 사업부문의 개선된 모습도 드러났다. 특히 올해 상반기 환경과 에너지 사업부문 합계 영업이익률은 3.1%를 기록했다. 기존 솔루션(건설) 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이 2.9%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채 CFO가 부임한 뒤로 SK에코플랜트는 유동성 확보에도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말 별도 기준 SK에코플랜트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810억원을 넘는다. 지난해 말 연간으로 3500억원 상당이 유출되면서 기말 보유 현금성 자산이 657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유동성 확보 기조로 돌아선 모양새다. 특히 영업활동 측면에서 현금 유출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자산 매각이나 자금 조달 등으로 현금을 확보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은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기 위함으로 편입되는 두 회사는 모두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과 미래 성장성을 보유해 재무 안정성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며 "리밸런싱 및 조직 개편으로 반도체나 AI,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복합적 시너지를 창출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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