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노트의 최대주주인 오너가 장녀에게 지분 증여를 했다. 이를 통해 수증자인 오너 2세인 단 1%대 지분에서 6%대 지분율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미 경영에 참여하며 후계자 입지를 다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증여는 승계의 일환으로 점쳐진다.
◇장녀 조혜임 전무 바이오노트 지분 6.59% 확보…3대주주 지위 공고 바이오노트는 3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이사회 의장이 장녀 조혜임 전무에게 지분 500만주를 증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증여로 조 전무의 바이오노트 지분율은 1.70%(172만9843주)에서 6.59%로 크게 확대됐다. 조 의장의 지분율은 49.78%에서 44.79%로 축소됐다.
조 전무가 바이오노트 지분을 늘린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당시 조 전무는 바이오노트 주식 12만9843주(지분율 0.13%)를 장내매입했다. 눈에 띄는 게 있다면 이번 증여로 조 전무는 2살 아래 동생인 조용기 바이오노트 이사와의 지분율 격차를 벌렸다. 조 이사의 지분율은 1.57%(160만주)다.
이는 경영승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1987년생인 조 전무는 부친 조 의장의 1남1녀 중 맏딸이다.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뒤 26세인 2013년 5월 SDB인베스트 마케팅부문 이사로 입사했다. 이후 바이오노트 자회사인 SD바이오센서로 자리를 옮겨 이사를 거쳐 2021년 상무, 작년 전무로 고속승진했다. 현재 마케팅총괄 전무로 활동 중이다.
그의 남편 김정훈 SDB인베스트 상무는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책임연구원 출신이다. 벤처캐피탈 인터베스트 투자본부 수석심사역으로 활동한 그는 장인의 개인회사 SDB인베스트로 자리를 옮겨 현재 투자사업본부를 맡고 있다. 조 전무 부부가 모두 바이오노트 계열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조 의장은 두 자녀와 사위에게 3개 핵심 계열사를 각각 나눠 경영수업을 하도록 했다. 장녀인 조 전무는 SD바이오센서, 장남인 조 이사는 바이오노트, 그리고 사위는 SDB인베스트로 나눴다. 그러나 이번 증여로 조 전무가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데 따라 승계의 무게추가 조 전무로 이동했다는 시그널을 주게 됐다.
◇ 바이오노트 중심 계열 지배구조 재편 중 바이오노트는 조 의장이 2003년 설립한 동물 진단 전문기업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체용 진단 시약 생산에 참여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실적을 기반으로 2022년 12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최근 바이오노트는 자회사인 에스디바이오센서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배력을 높였다. 현재 바이오노트가 보유한 에스디바이오센서 지분율은 23.6%에서 35.76%로 확대됐다. 유증 이전 최대주주였던 조 의장의 지분은 31.2%에서 26.2%로 내려갔다. 조 의장이 양대 계열사 최대주주로 영향력을 발휘하던 지배구조가 '바이오노트-에스디바이오센서'로 개편된 셈이다.
바이오노트 관계자는 "장녀인 조혜임 전무에게 지분 승계가 이뤄진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공식적으로 경영승계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