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에서는 진단주가 또 들썩이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물론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에 오랜만에 씨젠이 이름을 올렸다.
물론 팬데믹 때와는 다르게 이번 진단업종의 상승 모멘텀이 지속할 여지는 많지 않다. 더이상 코로나19 수혜만으로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쉽지 않다. 새로운 호재 등 매력 포인트를 제시해야 한다.
◇진단키트 업종으로 쏠린 코로나 재유행 수혜 코로나19 진단 대장주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이 7월 말부터 주식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새로운 우세종으로 떠오른 'KP3 변이'가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퍼지면서다.
코로나19 관련주들이 본격적으로 주가에 힘을 받은 건 지난주 '블랙 먼데이' 다음날인 이달 6일부터다. 특히 환자가 늘어나면서 직접적으로 수혜를 볼 진단키트 업종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환자가 급증하자 자가진단 키트 판매량이 뛰었고 물량이 금세 동났다. 품귀 현상이 주목받으며 대표적인 진단키트 업종들의 주가가 급격히 상승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은 전 세계 체외진단기업 매출 톱10에 이름을 올린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활약을 펼쳤던 기업들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2년 1월 최고점을 달성한 후 줄곧 하향세였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최고 8만1000원까지 갔던 주가가 865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 중이다. 5일 1조1141억원이었던 시총은 12일 기준 1조6493억원으로 일주일 만에 5352억원 뛰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만의 호재가 아니다. 국내 체외진단 업체 대부분이 수혜를 봤다고 볼 수 있다.
씨젠은 5일 2만250원이었던 주가가 일주일 만에 2만8400원이 됐다. 6일 12.1%, 7일 2.4% 상승했고 8일에는 19.8% 올랐다. 12일 2.1% 소폭 하락하며 시가총액 1조4832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총 3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휴마시스 시총은 2114억원에서 3299억원, 퀀타매트릭스는 2423억원에서 3261억원으로 늘었다.
◇과거와 달라진 기대감, 반짝 상승 가능성 코로나19의 재유행은 현재진행형이다. 질병관리청은 앞으로 1~2주 정도 확진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진단 업종의 주가가 지금처럼 상승세를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포'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계절 독감 정도로 치부된다. 당분간 진단키트 판매량은 늘어나겠지만 대유행 시절처럼 실적 확대 기대만으로는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실제 최근 주가가 오른 주요 진단키트 업체 11곳 중 일주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곳은 9곳에 달했다. 12일 종가 기준 피씨엘이 6.5%로 주가가 가장 많이 빠졌고 진매트릭스와 미코바이오메드도 각각 4.6%, 4.3%씩 하락했다. 특히 시총 규모가 1000억원이 안 되는 기업들의 주가 변동폭이 크게 나타났다.
진단기업 중 코스닥 대장주로 여겨지는 씨젠마저도 이번 상승장에서 코스닥 30위에 그쳤다는 점도 예전과는 다른 투자열기를 체감케 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한 2020년 8월 코스닥 시총 2위에 오르고 오미크론 확산으로 매출이 정점에 달한 2021년 12월에도 10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꽤나 크다.
결국 현재의 흐름은 일시적일 뿐 새로운 모멘텀을 제시하는 진단업체가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예를 들어 씨젠은 올해 2분기 비코로나 제품으로 매출의 상당부분을 채우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IT 기술을 내재화해 분자진단의 자동화를 이끄는 작업도 진행했다. 더 이상 코로나가 아닌 씨젠의 분자진단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주로 묶이면 기업가치가 무한정 오르는 시대는 지났다는 점이 이번 장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매출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